서구평화복지연대 “주민 비난에 짜맞추기식, 거수기 심사위” 비판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 서구의회(의장 송춘규)가 주민들의 비판에 잠정 연기했던 해외연수를 11월 초에 다시 추진하는 가운데, 연수 목적도 쓰레기소각장과 도시재생으로 수정했다. 하지만 주민 비판을 의식한 짜맞추기식 해외연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구의회의 건물 모습.(사진제공 서구)

서구의회는 지난 16일 열린 ‘서구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에서 오는 11월 4~13일 8박 10일 간 예정된 기획총무위원회의 스페인·포르투갈 공무국외여행(해외연수)이 원안 통과됐다고 22일 밝혔다.

참가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춘규 의장, 김동익 기획총무위원장, 이순학 의원이며, 자유한국당 소속 이의상·권동식·김이경 의원 등 총 6명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1인당 예산은 350만 원이다.

이들은 8박 10일 동안 6곳의 기관을 방문하는 공식 일정을 잡았다. 스페인 바로셀로나 TERSA(쓰레기 소각장 및 열병합 공기업), 발렌시아 도시재생 현장 방문, 그라나다 시청사와 세비야 시청사, 마드리드 VERTEDERO 쓰레기처리장과 MATADERO 도시재생 현장 방문 등이다.

중간 이틀 간 공식 일정이 없는 주말은 리스본과 스페인 톨레도 등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는 것으로 정했다. 공식 일정이 있는 날도 기관 방문 이외에는 가우디 사그라다파밀리아 성당과 기암괴석 바위산 방문 등 문화탐방으로 꽉 차있다.

송춘규 의장은 연수 총괄, 김동익 위원장은 바르셀로나 쓰레기 소각장·열병합 공기업 운영 현황과 우수 사례 파악, 이의상 의원은 발렌시아 도시재생 사업 운영현황과 우수 사례 파악, 이순학 의원은 그라나다와 세비아 시청 우수시책 사업 파악, 권동식 의원은 마드리드 쓰레기처리장 운영 현황과 우수 시책 사업 파악, 김이경 의원은 마드리드 도시재생 사업 운영 현황과 우수 시책 사업 파악 등을 연수 업무 내용으로 정했다.

애초 기획총무위는 의장과 소속 의원 등 9명이 9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포르투갈, 스페인으로 연수를 떠날 계획이었다. 당시 기획총무위는 두바이 전통시장인 마디낫 수크의 실내 시장 운영 현황과 우수 사례 파악, 두바이 스마트시티 운영 현황과 우수 사례 파악, 포르투갈 신트라시(市) 우수 시책 사업 파악, 스페인 복지센터 우수 시책 사업 파악 등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구 주민들로부터 붉은 수돗물 사태로 인한 주민 고통을 외면한 채 해외연수를 강행한다는 비난이 일자, 기획총무위 연수는 잠정 연기했다. 하지만 복지도시위 일정은 꼭 필요한 연수라며 일정을 강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구의회가 목적과 일정, 인원을 변경해 다시 연수를 추진하면서 비판이 나온다. 연수 목적을 쓰레기소각장과 도시재생으로 변경하긴 했지만, 주민들의 비판을 의식해 연수 목적만 포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박정환 서구평화복지연대 사무국장은 “현재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쓰레기소각장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니 연수 목적을 그냥 끼워 맞춘 걸로 밖에 안 보인다”며 “심사위가 이번에도 별다른 지적없이 연수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켜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30분 만에 심사에서 거수기 노릇하며 통과시킨 심사위원들을 규탄하고, 해외연수를 제대로 다시 준비해야 한다”며 “향후에라도 해외연수 후 부실한 보고서가 확인되면 의원들에게 책임을 물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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