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주차타워 제안에 박 시장 “철학적으로 도시경관 검토할 때”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시청 주차난이 심각하다. 시청 앞 새 광장 조성에 따른 시청 주차장 축소로 가뜩이나 부족하던 주차장이 더 줄었고, 이 여파가 인근 주택가까지 미쳐 시청 후문 간석동 골목까지 자동차로 꽉들어 찼다.

박인동 시의원은 지난 18일 시정 질문 때 만성적인 주차장 문제 해결을 위해, 박남춘 시장에게 현재 주차장에 3층 규모의 주차타워 건설을 제안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주차타워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다. 대신 공직자들의 자가용 이용 자제를 당부했다.

박남춘 시장이 18일 시의회에 출석해 시정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인천시 본청 주차장은 698면이다. 이중 장애인과 임산부 전용, 경차와 친환경차 전용 주차장을 제외하면 일반차량 주차장은 약 600면이다.

그리고 시 본청엔 하루 평균 차량 1500대가 이용하고 있어 만성적인 주차난을 겪고 있다. 시청에 차를 세울 수 없는 경우 주택가에 주차를 하고, 미세먼지에 따른 차량2부제 시행 등으로 시청에 차를 세울 수 없는 날은 특히 심하다.

박인동 시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월평균 하루 공직자들의 진입 차량은 570여대였고, 시민애뜰 광장 조성 공사에 따른 2부제 실시기간(4~7월)에 하루 430여대로 조사됐다.

차량 2부제 실시로 공무원은 줄었지만 주택가에 불법주차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박인동 시의원은 “시청 후문 간석동의 경우 차가 엉키고 불법차량이 도로를 막아서 보행이 어렵다는 민원이 올라왔다. 시 청사 내 하루 1500대가 진입하고 있다”며 “2부제에 따른 만성적인 주차장 문제해결을 위해 시 운동장 주차장에 3층 주차타워를 증축하는 것을 추진했으면 한다”고 제안하고, 박 시장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박남춘 시장은 주차타워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주차타워를 짓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이젠 철학적으로 (도시공간을)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도로 만든다고 다 해결되는 게 아니고, 주차장 만든다고 주차난이 다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단일 관공서 안에 1100면 규모의 주차시설을 갖추는 게 과연 바람직한가. 시청 이라는 곳은 어떻게 보면 인천을 상징하는 곳이다. 이제는 문화를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도시 경관을 고려해야 한다”며 “시청은 대중교통 발달해 있다. 공직자들이 먼저 대중교통을 이용해줬으면 하고, 민원인도 대중교통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박 시장 답변 후 이어진 추가 시정 질문 때 강원모 시의원은 ‘공유 경제’에 기반해, 낮 시간 때 아파트 주차장을 유료로 활용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강원모 시의원은 “주차장 문제는 인천시청 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울러 주차장 1면을 확보하는 데 1억 원으로, 예산도 많이 든다”며 “공유경제 차원에서 아파트 주차장을 활용해 외부 차량 주차 시 요금을 받는 방안을 시가 적극 검토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제가 살던 아파트에서 도입하려고 했는데, 제도적인 문제에 걸려 불발됐다. 아파트의 경우 낮에 비어 있으니, 시가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업체의 참여를 이끌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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