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 ‘신일철공소’ 철거 강행...“보존가치 없다”
인천 동구 ‘신일철공소’ 철거 강행...“보존가치 없다”
  • 류병희 기자
  • 승인 2019.10.1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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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협의체 “마을 역사 신일철공소 보존해야...대다수 주민의견”
동구 “역사 건축물로서 보존가치 없다...전문가 의견 수용 불가”
주꾸미 사업과 관련 없는 M업체가 ‘철거 찬성’ 서명 받아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인천 동구가 만석동 ‘신일철공소’ 철거 방침을 세운 가운데 역사적 가치가 있어 보존해야 한다며 구와 대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의견이 수용되고 있지 않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또,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겠다는 동구가 나서서 철거를 찬성하는 소수 주민들과 제한적으로 협의하고, 주민들의 주된 의견이 찬성이라며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만석 주꾸미 더불어마을 사업과 관련 없는 사업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신일철공소 철거 촉구 서명지(사진제공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만석 주꾸미 더불어마을 사업과 관련 없는 사업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신일철공소 철거 촉구 서명지(사진제공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인천 동구와 만석동 주꾸미마을 주민들은 시의 지원을 받아 만석동 ‘더불어 주꾸미 마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마을사업에 참여한 주민들은 만석동 신일철공소와 관련해 구가 처음부터 철거 방침을 세우고 인접한 구립 어린이집의 마당을 넓히려고 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산업유산인 신일철공소가 마을의 역사와 관련이 있고 그 역사적 가치를 가늠하기도 전에 마을사업 예산으로 신일철공소를 매입해 무작정 철거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협의체 A씨는 “신일철공소가 마을의 역사를 간직하고 마을의 특성을 잘 나타내기 때문에 보존을 해야하는 쪽으로 의견을 피력했더니, 구 담당자가 ‘내부적으로 철거 결정이 된 사안이니 전문가 자문도 구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어 “주꾸미 마을사업과 관련 없는 사업체가 왜 철거를 촉구하는 찬성 서명지를 돌리고 있는지 이상하다. 구에서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 그 때 서명을 한 주민이 찬성 취소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주민 B씨는 “보존을 원하는 주민이 대다수인데 구에는 철거해야 한다는 민원이 대다수라고 해서 시급히 보존 의견으로 구와 구의회, 시와 시의회에 민원을 접수시켰다”면서, “주꾸미 마을사업 예산은 44억여 원인데, 이것은 마을 공동체를 회복시키고 주거와 하수 등 정주여건을 개선하는데 사용하는 비용이다. 그런데 주민들과 협의 없이 그 예산으로 철거를 목적으로 신일철공소를 매입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로 구성된 유적위원회에서 1·2차에 걸쳐 보존 방향으로 의견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철거 여론이 대다수라고 말하는 구를 이해할 수 없다”며 구의 막무가내 행정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해 동구 관계자는 “처음에 신일철공소를 폐가로 인식했다. 철거하려는 방침이었고,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줄 몰랐다. 그리고 2차에 걸쳐 유적위원회를 열고 의견을 구했으나 역시 구 입장에서는 보존 의견을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건물은 노후되고 슬레이트 지붕 등 건물로 가치가 없고,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문제고, 역사적 가치를 봤을 때에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철공소 내부 유물은 수거해 다른 곳에서 전시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주꾸미 마을 사업과 관련 없는 업체가 찬성 서명 작업을 진행한 것은 맞다. 그러나 일부 도와줬을 뿐이다. 현재 철거 찬성 민원은 130여 명이다. 보존해야 한다는 민원은 아직 접수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1970년대부터 목선 건조용 ‘배 못’을 만들던 신일철공소를 두고 최근 ‘철거’와 ‘보존’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970년대부터 목선 건조용 ‘배 못’을 만들던 신일철공소를 두고 최근 ‘철거’와 ‘보존’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