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상위 10개 품목비교 T2가 더 비싸고, 입국장이 더 비싸
연구용역 예상 대비 38% 수준... 윤관석, “특단의 대책 있어야”
인천공항도 저조한데 나머지 공항도 입국면세점 추진 ‘졸속 우려’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이 예상보다 실적이 저조하고, 가격도 출국장보다 비싸 가격경쟁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공항 입국장면세점은 지난 5월 31일 개장했다. 9월 말 기준 개장 후 약 16만7000명이 이용했고, 매출액은 187억6700만 원을 기록했다.

사전용역 대비 이용객은 38%에 불과했고, 매출액은 한 번도 예상치를 넘지 못했다. 인천공항 상위 판매 10개 품목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입국장면세점이 더 비싸 가격경쟁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관석의원.(제공 윤관석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인천남동을) 국회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입국장 면세점 운영현황’ 자료에 따르면, 5월 31일부터 9월 30일까지 하루 평균 1357명이 이용했고, 하루 평균 매출액은 1억5200만 원이다. 1인당 평균 11만 원을 지출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첫 달인 6월 5만455명이 54억9300만 원을 소비했다. 여름 성수기인 7~8월에 다소 상승하긴 했으나, 첫 달에 미치지 못했으며 성수기 직후인 9월에 감소했다.

7월에는 3만8200여 명이 41억8700만 원을 소비했고, 8월에는 4만1600여명이 47억7300만 원을 소비했으며, 9우러에는 3만6700여 명이 43억1400만 원을 소비했다. 개장 첫 달에만 ‘반짝’ 했을 뿐 그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다.

입국장 면세점 운영 실적은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발주한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위치 선정 및 간섭사항 검토연구용역’의 예상 이용객수와 예상 매출에 한참 미치지 못한 것이다.

보고서를 보면 2019년도 예상 이용객 수는 157만8000명으로 월평균 13만1500명이다. 그런데 첫 달 이용객은 약 5만 명으로, 예상치의 38.4%에 불과하다. 예상 매출액은 57억6000만 원으로 첫 달에만 예상액에 근접했을 뿐, 7월 이후부터는 저조했다.

인천국제공항 출입국장 면세점 상위 10개 품목 가격비교

입국장 면세점은 실적도 저조하지만, 출국장면세점보다 가격도 더 높아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다.

면세점 판매 상위 10개 품목에 대한 입국장-출국장 평균 판매 가격을 비교해보면, T1(=제1여객터미널)의 경우 10개 품목 중 7개 품목의 가격이 더 비쌌고, T2는 10개 품목 중 8개 품목이 더 비쌌다.

윤관석 의원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면세점은 국내 최초 입국장면세점으로 운영 결과에 따라 지방공항으로 확대 여부가 논의될 예정이다”라고 한 뒤, “국민 불편 해소, 해외소비 국내 전환 등을 위해 어렵게 도입된 만큼,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도 저조한데 나머지 공항도 입국면세점 추진 ‘부실우려’

이처럼 여객이 가장 많은 인천공항 조차 입국장 면세점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김포공항과 무안공항 등 국내 나머지 국제공항도 입국장면세점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공항과 무안공항은 각각 13㎡와 28㎡ 규모로 협소한 면적이라 도입 시 혼란이 예상되고, 예상 이용객의 경우 양양공항 307명 등으로 예상하는 등 사업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된다.

윤관석 의원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국내 국제공항 입국장면세점 도입과 관련해 체계적인 준비 없이 성급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8월 기획재정부에 ‘입국장면세점 유지?운영 기본계획’과 ‘입국장면세점 개선 건의사항’을 제출했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자신들이 운영?관리하는 김포오 김해 등 7개 국제공항에 입국장면세점을 도입할 예정이다.

공항별 예상 공간의 면적은 13~200㎡로, 김포와 제주공항은 200㎡이지만 대구는 13㎡, 무안 28㎡에 불과했다.

윤관석 의원은 “2018년도 대구공항 입국여객은 102만3000여 명으로, 7개 국제선 공항 중 세 번째로 입국여객이 많지만, 예정된 면세점 면적 중 가장 좁다.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혼잡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공항별로 예상 이용객도 큰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입국여객 기준 1.6%만이 입국장면세점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를 2018년 기준 나머지 국제공항의 입국여객 기준으로 계산하면, 김해공항 8만 명, 김포공항 3만4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반면, 이 기준대로 하면 무안공항 2600명, 양양공항 307명으로 이용객이 매우 적을 것으로 예상 된다.

윤관석 의원은 “장소 협소, 예상 이용객 저조 등 입국장면세점 도입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공사는 외부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하지 않고 내부검토만으로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또한 김포공항의 경우 입국장면세점 시설개선 공사를 위한 ‘공항개발사업 시행허가’를 서울지방항공청에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입국장면세점은 국민 편의를 위해 당연히 도입되어야 하지만 공사는 체계적인 준비 없이 성급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입국장면세점의 원활한 운영과 성공을 위해 철저한 사전준비와 확실한 계획을 마련한 뒤 추진할 것을 주문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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