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철호, “항공전문성 떨어지는 비상임이사 출장에 2억7000만원 지급”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방만 경영이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공사는 경영진이 아닌 비상임이사의 외유성 출장에 약 2억7000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철호 국회의원

자유한국당 홍철호(경기김포시을) 국회의원은 “인천국항공사가 경영진이 아닌 비상임이사(비상근직) 16명의 ‘외유성 출장’에 2억6819만 원을 내규 등 근거 없이 부적절하게 집행했다”고 밝혔다.

홍철호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공사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공사 소속 비상임이사 16명이 프랑스, 핀란드, 독일, 미국, 아랍에미리트, 중국, 싱가포르, 터키, 쿠웨이트 등 9개 국가로 출장을 다녀왔고, 항공료와 일비, 숙박비, 식비 등에 총 2억6819만 원이 쓰였다.

이들의 항공 좌석은 ‘비즈니스석’으로 총 1억9493만 원이 항공료로 사용됐고, 그 외 현지에서 일비 718만 원, 숙박비 4011만 원, 식비 2597만 원을 지출했다.

출장 횟수별로 보면 ‘4년 연속’으로 해외 출장을 간 비상임이사는 1명이었으며, ‘3년 연속’ 2명, ‘2년 연속’ 5명, ‘한 차례’만 갔다 온 비상임이사는 8명으로 나타났다. 출장 목적은 해외 에어쇼와 박람회 참가, 현장 시찰 등이 었다.

그러나 홍철호 의원이 조사한 결과, 공사 정관상 공사가 비상임이사들의 출장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상임이사는 평소 공사에 출근하지 않으며, 공사 이사회가 열릴 때만 회의에 참석하여 주요 사항을 보고받고 ‘안건에 대한 표결’에 참여한다.

공사 정관 제32조를 보면, 공사는 비상임이사에게 ‘직무수행’에 필요한 ‘활동비’와 ‘수당’을 지급하는 동시에, 이사회 안건 검토를 위한 ‘시설과 인력’을 지원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사 비상임이사들은 지난해 말 기준 직무수행을 위한 ‘정액 활동비’와 ‘회의참석수당’을 합쳐 평균 3000만 원을 받았다.

홍 의원은 “해외 출장비는 비상임이사들에게 개인 활동비 명목으로 개별 지급된 것이 아니라, 공사가 아무런 근거 없이 직접 예산을 집행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공사는 “비상임이사들의 경우 항공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년 해외 출장을 통해 전문성 확보에 도움이 되게 지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비상임이사들이 당사자들만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이 아니라, 공사 본사의 직원들도 1~2명 동행하여 비상임이사들을 해외에서 안내하고 지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철호 의원은 “왜 국민 혈세로 비상임이사들이 항공 전문성 확보를 위한 해외 출장을 가게 해야 하느냐”며 “그런 관점이라면 전문성이 현격히 떨어지는 비상임이사들을 선임한 것부터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어떻게 항공 비전문분야의 비상임이사들이 한 두 번의 해외 출장으로 항공전문가가 되겠냐”며 “이사회에서 항공전문분야는 상임이사인 각 본부장들이 의견을 개진하면 되는 것이고, 비상임이사들은 본인 전문 분야의 조언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