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모 시의원, 시정 질문에서 지적
인천경제청, “회계 투명성 높이려 분리···2단계서 1단계 통합”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연세대학교 송도국제화복합단지 2단계 사업 회계를 1단계 사업과 분리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 ‘1단계 사업 부실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경제청은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했지만, 1단계 사업 진척이 없는 상태에서 회계를 분리할 경우 더욱 진척이 없을 거라는 우려다.

강원모(민주, 남동4) 시의원은 지난 16일 시정 질문에서 “연세대 송도국제화복합단지 개발사업 계획서를 보면, 해외기관 유치ㆍ연구기관 유치 등 여러 사업이 있다. 그런데 연세대 건물 지은 것 말고는 없다”며 “그런 상태에서 1ㆍ2단계 회계를 분리해서 잡으면 1단계 사업이 승계되나”라고 우려를 표했다.

연세대학교 송도캠퍼스 1단계 부지. 당초 약속했던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부지 대부분이 텅 비어있다.

송도국제화복합단지 개발 사업은 인천경제청과 연세대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주)이 수익용 토지를 개발한 이익으로 연세대 국제캠퍼스를 조성하고, 연세대는 병원과 바이오산업 연구개발(R&D)을 유치해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발 착수 10여 년이 지났음에도 연세대가 약속한 R&D단지 조성과 병원 건립은 이뤄진 게 없다.

2008년 약속한 개발계획을 보면, 복합단지는 ▲연세대 송도캠퍼스 조성 ▲조인트 유니버시티 조성 ▲R&D Park 조성 ▲세브란스병원 건립(2010년 재협약) ▲해외기관 유치를 위한 재단 설립 등이 진행돼야했다. 하지만 10여 년이 지났어도 국제캠퍼스 외에는 진척된 게 없다.

?현재 국제캠퍼스는 거대한 기숙사라 부르는 게 적합하다. 연세대가 올해 초 시의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국제캠퍼스에 학생 6000여 명이 재학 중이다.

이들은 연세대 1학년 학생 3580명, 송도와 서울에서 수업을 듣는 언더우드국제대학 학생 1272명, 국제어학당 학생 503명으로 구성됐다.

연세대 약학대학(대학원 포함) 264명과 글로벌융합공학부(대학원 포함) 184명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1학년 교양학부 과정 학생들로 채워져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경제청이 송도국제화복합단지 개발사업 회계를 1단계와 2단계로 분리하겠다고 하자, 강원모 의원은 1단계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한 것이다. 2단계는 세브란스병원과 국제화캠퍼스(=사이언스파크) 건립이다.

이원재 인천경제청장은 “회계 투명성 차원에서 분리하자는 것이다. 1단계는 캠퍼스 외 사업이 안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2단계 이공계 중심 국제화캠퍼스 계획을 세울 때 1단계 때 안 된 사업과 2단계 사업을 통합한 종합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곘다”고 한 뒤 “세브란스병원 건립이 안 되면서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건축설계 설명회 등 가시적 움직임이 있는 만큼 관련 연구기관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1ㆍ2단계 묶어서 최적의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송도세브란스병원 내년 8월 토지매매계약 체결

시의회가 올해 3월 가장 심각하게 문제 삼은 것은 세브란스병원 건립 지연이다. 세브란스병원 건립은 원래 1단계 사업 협약 내용이었다.

시와 연세대는 2006년 협약을 근거로 ‘2010년 병원 건립’을 협약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1단계 협약 중 1학년 기숙사 캠퍼스 외에는 지켜진 게 없는 상태에서,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3월 ‘특혜 의혹’을 야기한 2단계 협약을 체결했고, 연세대는 이때 세브란스병원 건립을 협상카드로 다시 활용했다.

강원모 의원은 “세브란스병원은 이제 건설하면 된다. 땅도 있다. 제약 요건들도 풀렸다. 연구병원이라 2단계 협약과 무관하게 추진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2단계 사이언스파크에 에 대해서는 “1년이 넘게 아직도 구체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원재 인천경제청장은 “9월에 연세대가 병원 건축설계 설명회를 개최했고, 12월에 설계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송도 (개발계획 변경에 따라) 11공구 토지를 4공구와 통합하는 계획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승인받아야한다”며 “협약 유효기간이 올해 말까지다. 토지매매계약은 아니더라도 협약을 체결해 유효기간을 연장한 뒤, 2단계 사이언스파크 등을 철저하게 추진해 내년 8월 정식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