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인천 동구 배다리. 인천의 옛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는 곳. 배다리 생태동산에 코스모스가 피었다.

또, 한편에는 주민들이 정성컷 키운 텃밭 작물들이 가을 햇볕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 흐뭇한 마음도 덩달아 생긴다.

배다리 생태동산

생태동산을 들어가면 오솔길이 몇 갈래 나뉘어 자연스럽게 걸어갈 수 있게 했다. 꽃밭 한쪽에는 지붕을 설치한 평상이 있는데 잔잔히 비가 오는 날 앉아서 한가로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도 괜찮을 것 같다.

생태동산과 가옥이 인접한 길가에는 해바라기가 사람들을 맞이하고, 오래된 동네 골목은 옛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꿈같은 곳이다.

사실 생태동산은 오랜 세월 배다리 주민들과 시가 마을을 가로지르는 관통도로 건설로 20년간 갈등으로 몸살을 앓던 곳이다.

배다리 관통도로는 ‘신흥동 삼악아파트~송현동 동국제강 도로공사’ 구간으로 8월 21일 주민들과 시는 ‘지하도로를 건설하고, 지상 부지 활용방안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다’고 합의했다.

그런데 동구청은 앞서 7월 말과 8월 초 예초기와 굴삭기를 동원해 주민들이 그동안 가꾸던 꽃밭을 모두 파헤쳤다. 그리고 위 합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다음날인 22일 이른 아침부터 다수 인력을 동원해 코스모스 모종을 심는 작업을 진행했다.

배다리 생태동산

그러나 가을이 깊어가는 길목에서 코스모스는 말이 없다. 코스모스는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 가서 바라볼 때 사뭇 다르다. 슬픔과 아픔을 간직한 코스모스. 배다리 코스모스는 말없이 하늘을 보고 있다.

생태동산은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서 창영초등학교 가다보면 왼쪽 편에 위치해 있다. 배다리에는 최근에 카페도 몇 개 생기고 농산물 직거래 가게도 생겼다. 또, 옛 인천성냥공장 박물관도 조성됐으며, 스페이스빔 문화양조장에는 상시 전시도 진행된다.

이번 주말 배다리로 시간 여행을 떠나 말없는 코스모스와 옛 동네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배다리는 경인전철 인천역과 도원역 사이에 있다. 도원역에서 내려 창영초등학교 쪽으로 걸어 내려가는 것도 동네 탐방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다.

배다리 생태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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