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서부지역 미세먼지 도시열섬화 현상 심해질 것”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국토교통부 지난해 12월 발표한 3기 신도시 후보지 5곳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면서, 계양신도시(계양테크노밸리, 335만㎡) 개발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동시에 대규모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인천시는 전체 면적의 30%를 공원녹지로 개발하고, 가용면적 40% 이상을 계양테크노밸리로 개발할 계획이다.

시는 지구지정이 완료되면 연내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수립하고, 2020년 말 지구단위계획을 승인해, 2021년 보상을 시작하고 단지공사를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계양신도시는 ‘부평평야’로 일컫는 대규모 그린벨트(논 습지)를 해제하고, 신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시가 2021년 착공이라는 속도전을 예고하면서, 환경단체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천 계양신도시와 부천 대장신도시 예정지 전경. 두 예정지는 부평평야로 같은 평야에 해당한다. 멀리 보이는 산이 계양산이다.

인천녹색연합은 16일 성명을 내고 ‘대규모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도시환경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인천녹색연합은 “그린벨트 해제와 3기 신도시계획을 전격적으로 발표하고 채 1년도 되지 않아 공공주택지구지정을 고시했다. 가히 속도전이다”며 “개발예정구역이 돼버린 그린벨트 관리의 보완대책이 없고, 아파트건설에 따라 더 열악해질 도시환경의 대책은 없다. 졸속으로 추진할 게 아니라 제대로 된 환경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녹색연합은 또한 “국토부가 발표한 계획대로라면 최소 1년 이상 진행해야 할 환경영향평가도 졸속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고, 3기 신도시 건설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대책이 마련되기 어렵다”며 “종합적이고 과학적인 환경조사를 바탕으로 환경영향평가와 사회적인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인천녹색연합은 특히 계양신도시 개발로 부평과 계양, 부천, 서울 강서구 등 수도권 서부지역의 미세먼지와 도심 열섬화 현상이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정부가 지정한 계양신도시(335만㎡)와 이번 지구지정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3기 신도시 후보지에 포함 된 대장신도시(약 344만㎡)는 부평평야 또는 대장들녘으로 불리며, 나머지 부천 녹지 397만㎡(약 120만평), 서울 오곡동 397만㎡(약 120만평), 김포공항 습지 100만㎡(약 30만평)과 잇대어져 수도권 서부에 녹색 허파와 바람길 할을 하는 곳이다.

이 그린벨트 지역은 맹꽁이ㆍ금개구리뿐만 아니라 재두루미ㆍ큰기러기 등 법정 보호종 37종에 서식지를 제공하고 있는, 수도권 서부권역 생태계의 보고로 꼽힌다.

바람길은 도시 주변 산지ㆍ계곡ㆍ녹지대 등의 공간ㆍ지형적 특성과 조건에 따라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찬 공기가 도시로 유입되는 통로다.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개발 시 서울보다 인구밀도가 높은 부천시는 물론, 인접한 인천(계양ㆍ부평)도 바람길이 막혀 폭염과 고농도 미세먼지 증가로 생활환경이 악화할 전망이다.

인천녹색연합은 대규모 인구유입에 따른 주거환경 문제도 우려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인천이 300만 도시라고 하지만 무분별한 도시확장으로 갈등이 지속하고 있다”며 “인구 증가에 따라 소각장, 하수처리시설도 확대해야 하는데, 입지 선정과 비용 문제로 갈등이 깊다. 이에 대한 대비 없이 주택을 인구만 유입시킨다면 인천시가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우려를 표했다.

인천녹색연합은 끝으로 “그린벨트가 수행하던 도시열섬현상과 미세먼지 저감, 바람길 기능 등이 사라졌을 때 도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과학적으로 예측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 뒤, “국토부는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도시환경문제 보완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며 지자체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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