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석부두 '배 못' 만들던 공간, 역사교육 체험현장으로 만들어야"
동구 "'주꾸미' 마을재생 사업 주민들 중심으로 의견 수렴할 것"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인천 동구 만석동 근현대 건축물인 신일철공소가 철거 위기에 놓여 제2의 애경사 사태가 벌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지역사회의 우려가 높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는 15일 만석동에 위치한 산업유산 ‘신일철공소’ 철거를 계획하고 있는 동구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은 철거를 반대하는 지역사회 단체 12개와 개인 126명이 함께 했다.

만석동 신일철공소

이들은 “신일철공소는 故 박상규 장인이 70년대부터 목선 건조와 수리를 위한 ‘배 못’을 만들던 곳으로 근대 산업화시기 등을 거치면서 조선업의 변천 과정을 알 수 있는 곳”이라며 “동구는 적절한 보존과 활용 대책 마련은커녕 시의 지원을 받아 ‘만석 주꾸미 더불어 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이 곳을 매입해 철거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동구는 신일철공소가 어린이집 등 아이들의 교육환경에 위험해 이를 철거하고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건물을 보수하고 단장하면 얼마든지 해소할 수 있고 만석동의 역사를 보여주고 교육과 체험 현장으로 활용하기에 이 보다 좋은 곳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주민들 다수는 신일철공소가 인천 근현대 산업유산으로 보전해야 하고, 역사교육 현장으로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는데, 동구는 철거 강행을 위해 ‘만석주꾸미 더불어마을 사업’ 조직과 연관된 주민과 사업체를 내세워 ‘철거 촉구’ 서명을 받는 등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역사회의 제안을 수용하고 바람직한 도시재생의 사례를 만들어주기를 기대하고,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철거를 강행한다면 ‘제2의 애경사’로 규정짓고 온몸으로 막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신일철공소’는 故 박상규 씨가 1974년부터 운영하다가 2007년 고인이 되기 전까지 30여년간 목선 건조와 수리에 필요한 ‘배 못’을 만들선 대장간이다.

만석부두는 화수부두 북성포구 등과 함께 연안부두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수산물 거래와 어항으로서 인천의 중심지였다. 연안부두는 1970년대 국내 무역량이 늘어나고 내항이 개발되면서 조성된 곳이다.

만석부두는 근현대 어항을 연구하기 위한 중요한 사료적 가치가 있는 공간으로 신일철공소는 인천 어항, 목조 선박 건조기술 등을 연구 하기위해 보존 가치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신일철공소 내에는 아직도 고 박상규 씨가 남기고 간 연장과 재료들이 남아 있다. 노후 건축물을 보수하고 안전성을 확보한다면 마을박물관이나 주민과 어린들을 위한 체험 공간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동구는 이와 관련해 도시유적위원회를 열고 최근까지 신일철공소 보존 방안을 논의했으나 의견이 갈려 의견 수렴절차를 더 거치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의견수렴을 더 하고 있는데, 구에는 철거를 원하는 주민 70여 명의 민원이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보존 관련 민원은 없다”면서 “주꾸마마을 사업 예산으로는 신일철공소 보존을 할 수가 없고, 시 문화재과 등의 협조로 하면 모를까, 현재로서는 마을재생 사업인 ‘더불어 주꾸미마을 사업’에 참여하는 지역주민들을 중심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일철공소 내부(사진제공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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