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사회적기업 ‘잔치마당’에 위탁 운영
동아리 38개, 노인요양원 등 32곳 ‘찾아가는 공연’

[인천투데이 이승희 기자] 무대가 따로 없어도 된다. 관객이 많지 않아도 괜찮다. 평소 틈틈이 연습한 실력을 선보일 수 있고 그걸 누군가 보고 들어줄 수 있다면.

아마추어 생활문화동아리가 관객 앞에서 공연할 기회는 많지 않다. 다른 한편엔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가 거의 없는 이들이 있다. 문화예술을 매개로 둘이 만나면, 서로 좋고 의미 있는 일이다.

인천문화재단의 생활문화동아리 사회공헌 지원 사업으로 진행한 '찾아가는 공연' 장면.(사진제공ㆍ전통연희단 잔치마당)

인천문화재단은 이러한 생각으로 올해 ‘생활문화동아리 사회공헌 지원 사업’을 기획하고 협업(=수행)단체로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인 전통연희단 잔치마당(대표 서광일)을 선정했다. 인천문화재단은 예전부터 전문 예술인이나 예술단체가 문화예술을 향유하기 어려운 지역이나 기관에 찾아가 공연하는 걸 지원하고 있는데, 이를 생활문화동아리로 확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잔치마당은 이 사업으로 문화혜택을 받을 대상을 주로 요양원과 주야간보호센터에 있는 노인으로 잡았다. 기존 ‘찾아가는 공연’ 사업이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는 적었기 때문이다.

서광일 대표는 “보통 70대 중반까지는 노인복지회관을 이용한다. 그 이후론 경로당을 찾는다. 물론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또, 몸이 불편한데 집 안 돌봄이 어려우면 주야간보호센터를 이용하거나 요양원에 간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민간이 운영하는 요양시설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곳에 생활문화동아리가 찾아가 공연하면 예술적 수준을 떠나 노인들의 정서 안정과 심리 치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천문화재단의 생활문화동아리 사회공헌 지원 사업으로 진행한 '찾아가는 공연'.

잔치마당은 수요조사부터 했다. 그 결과 32곳에서 ‘찾아가는 공연’을 원했다. 요양원이 20곳으로 62.5%를 차지했고, 주(야)간보호센터가 4곳이었다. 나머지는 경로당, 노인복지센터, 양로원 등이었다. 희망하는 공연 장르는 주로 국악, 무용, 대중가요였다. 클래식과 연극, 통기타, 우쿨렐레, 미술ㆍ공예체험 등도 있었다.

잔치마당은 이러한 수요조사 결과를 토대로 ‘찾아가는 공연’을 할 수 있는 생활문화동아리를 모집했는데, 60여 개가 신청했다. 수요를 맞출 수 있게 동아리 38개를 선정해 수요처와 연결했다. 동아리별로 1~3회 정도 ‘찾아가는 공연’을 했다. 지난 10월 5일 부평역 광장에서 ‘천사데이 한마당 큰잔치’라고 독거노인 등에게 짜장면을 대접하는 행사가 열렸는데, 이 사업에 참여한 동아리 5개가 나가 공연하기도 했다. 이 시업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 11월 30일에 사업성과 보고대회를 인천문화재단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서광일 대표는 “생활문화동아리 참여율이 이렇게 높을지 미처 몰랐다. 공연하러 갈 때 교통비와 식비 등 실비를 지원하는데, 무엇보다 발표와 재능기부 기회를 마련해준 것에 고마워했다. 수혜 시설에선 다양한 공연으로 시설 이용 노인들과 어울려주는 것을 고마워하고 좋아했다”고 말했다. 또한 “잔치마당이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으로서 역할을 하고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인천문화재단의 생활문화동아리 사회공헌 지원 사업으로 진행한 '찾아가는 공연'.

‘생활문화’란 지역 주민이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해 자발적ㆍ일상적으로 참여해 행하는 유형ㆍ무형의 문화적 활동을 말한다. 생활문화예술 활동 지원은 2014년에 제정된 ‘지역문화진흥법’에 근거한다. 이 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지역문화진흥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ㆍ시행ㆍ평가해야하는데, 이 기본계획에 생활문화 활성화에 관한 사항도 담아야한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생활문화정책 방향 ‘일상에서 누리는 생활문화 시대’에는 생활문화동아리 활성화가 들어가 있다.

이처럼 생활문화동아리 활성화 지원이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천문화재단의 이번 ‘생활문화동아리 사회공헌 지원 사업’은 의미 있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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