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본예산에 용역 등 2억 원 반영 요청
시설물 내 로고 교체에도 수십억 원 소요 전망
남동구, “여러 시점 고려했을 때 지금이 적기”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인천 남동구가 멀쩡한 로고 교체를 위해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키로 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구는 BI(Brand Identity, 브랜드 이미지 통일화 작업)와 CI(Corporate Identity, 기업 이미지 통일화 작업) 교체 용역 추진을 위한 비용으로 약 2억 원을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할 것을 구의회에 요청했다.

현재 남동구가 사용하고 있는 CI(자료출처 남동구청 홈페이지)

구는 내년 9월 상표 존속기간 만료 등으로 새로운 상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상표 존속기간 연장을 위해선 50여만 원이면 충분하다. 단체장이 바뀌면 교체할 수 있는 ‘치적용’으로 인식되기도 하는 ‘로고 교체 사업’에 남동구가 적극 나서는 것은 돈에 쪼들리는 구 재정 여건에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먼저 남동구는 올해 3차 추경에서 마이너스 추경을 결정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부동산 취득세 등 세원이 줄었기 때문이다. 내년도 본예산 편성 시에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예산 2억 원을 들여 굳이 로고를 교체해야하냐는 것이다.

또 남동구 주민들은 인천시와 인천시 내 기초단체에서 시행 중인 ‘e음카드’ 사업에 대한 요구가 많다. ‘인천e음’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부산시에서 방문하는 등 국내 지역화폐 사업 중 단연 최고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남동구민들은 그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로고를 교체하는데서 사업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동구 내 시설물 중 남동구 로고를 사용한 시설물은 약 2000개로, 구가 로고를 교체하게 되면 이 시설물에 인쇄된 로고도 교체해야한다. 추가 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다.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타 지자체 사례를 비교했을 때 수십억 원이 소요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남동구 관계자는 “CI는 30여 년을 사용했고, BI도 10여 년을 사용하며 상표 존속기간이 내년으로 만료된다.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라며 “로고를 교체할 경우 시설물에 인쇄된 로고를 교체하는 비용은 일괄로 처리하지 않고 노후?훼손된 시설물부터 단계적으로 교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정석 남동평화복지연대 사무국장은 “남동구가 로고 교체 사업 목적으로 ‘도시 경쟁력 확보’와 ‘미래지향성 재정립’ 등을 내세우고 있는데, 경쟁력과 미래지향성은 단체장의 의지와 정책으로 보이는 것이 합당하다”며 “이 같은 행정은 주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주민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는 ‘e음카드’ 사업 등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인 정책결정 방향”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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