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자원 활용 방안 없이 수백억 가치 사라질 위기
시·경제청, ‘근시안적 행정’이라는 비판에 직면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영종 밀레니엄디자인시티 ‘트리엔날레’ 건축물 철거 문제가 인천시의회 심의 안건으로 상정돼 처리 결과가 주목된다.

트리엔날레 건축물은 지난달 25일 인천시에서 최종 철거 결정이 내려진 후 철거를 아쉬워하는 영종 주민들과 임차업체, 그리고 철거할 수밖에 없다는 인천경제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입장이 팽팽히 엇갈려 있다.

주민들은 문화예술적 가치가 높아 문화예술 불모지인 영종도에 필수적인 공간이라는 점을 내세웠고, 임차업체는 영상단지 조성 등 활용방안을 찾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와 인천경제청이 그동안 뚜렷한 활용방안을 제시하지 않아 수백억 원 자산이 날아가게 생겼다며 아쉬워했다.

특히 이 곳을 드라마 촬영장과 임시공연장으로 사용한 임차업체는 2014년부터 최근까지 총8억여 원의 임대료를 지급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했다. 그런데 2·4개월씩 쪼개기 연장 계약을 실시해 촬영 일정에 어려움을 겪는 등 사실상 적자를 보고 철수하게 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와 관련해 경제청은 LH가 토지 반환과 원상복구 요청을 해왔다며 그동안 구체적인 활용 방안 없이 임대 수익만 챙기고, 시 자산이 없어질 위기에 있는 책임을 LH에 넘기기 급급하다.

LH는 관계 법령에 의해 토지 무상 임대기간이 10년을 경과할 수 없고 해당 사안이 감사 지적사항이며, 가설 건축물이기 때문에 철거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시의 철거 사유는 크게 ▲건축물 노후화에 따른 시설운영 한계 ▲토지소유자(LH)의 토지 반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가지 납득할 수 없는 점은 건축물 노후화가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인지 의문점이 있다. 해당 건축물은 그동안 유지관리 예산도 3000만 원으로 책정해 관련 법령에 따라 소방시설 안전점검과 보완공사를 연간 2회 실시하고 전기설비 안전검사를 격년으로 1회씩 실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물이 10년이 경과된 노후 건축물이라는 이유로 철거한다는 것은 궁색한 이유가 될 수밖에 없다.

또, 해당 건축물에서 그동안 30여 편의 드라마가 촬영되고 ‘한류’ 드라마 붐이 일면서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들이 관광지로 들릴 만큼 인지도가 있었는데 관광지 또는 영상단지 조성 등 활용방안을 고민하지 않고 10년간 거의 방치하다시피 임대 수익만 챙긴 것은 납득이 안되는 점이다.

LH는 10년의 기간이 채워져 토지를 반환받겠다고 이유를 밝히는데, 해당 부지는 개발 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에 들어갔다고만 밝힐 뿐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

트리엔날레 건축물은 2007년 인천시에서 이탈리아 밀라노는 본뜬 전시문화복합단지인 밀라노디자인시티 사업의 일환으로 민간투자액 150억 원을 들여 인천경제청에 기부채납됐다.

시에서 밝힌 건축물 시가표준액은 현재 21억4000여만 원이다. 건축물 철거비용만 1억 원이 들어간다.

관광 자원으로 충분히 활용 가능한 자산이 사라질 위기에 있다는 점에서 시와 경제청은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해당 안건은 '인천광역시 2019년도 제4차 수시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에 상정돼 10월 중순 시의회에서 심의 될 예정이다.

영종 밀라노디자인시티 '트리엔날레' 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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