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교통광장 기능개선사업 착수 예정
개선방안 의견 다양…“공청회로 의견수렴”

부평구가 부평역 교통광장 기능 개선사업을 착수할 예정인 가운데, 개선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4월 29일 구에 따르면, 구는 교통광장 기능개선을 위해 교통행정과를 총괄부서로 하고 문화체육과ㆍ도로과ㆍ공원녹지과 등에 필요한 업무를 맡길 계획이다.

구 관계공무원은 “우선 교통광장 내 조형물을 철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타 부서도 노후하고 파손된 것부터 미관상 정비할 계획”이라며 “가능하면 올해 관련부서의 의견을 종합해 사업계획을 세워 2010년 예산에 반영토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평역 교통광장 기능 개선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높은 관심만큼이나 입장과 요구도 다양하다.

구와 부평풍물축제위원회는 교통광장에 상설공연장 설치 의견을 내놓았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하는 부평풍물대축제는 인천의 대표적인 거리축제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정 축제로 자리 잡은 만큼 이를 평상시에도 향유할 수 있는 공연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교통광장으로서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버스환승체계를 구축해야한다는 주장도 있으며, 구가 자전거도시 시범권역으로 지정된 만큼 부평역 교통광장에 자전거종합센터(보관시설ㆍ수리기능 포함)를 확보하자는 의견도 있다. 시민들의 만남과 소통을 위한 광장의 기능을 살리자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서울지하철7호선 인천연장구간이 개통하면 부천과 서울로 집중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부평상권은 더 위축될 것”이라며 “버스환승시설과 횡단보도 설치 등은 부평역 이용객에게 편의성을 제공함으로써 시장 친화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부평역 상권역시 7호선 연장에 대한 대비책으로 광장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가 말했다.

인천자전거도시운동본부는 이전부터 부평역광장에 자전거종합센터 설치를 주장했다. 자전거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전거와 지하철을 연계하는 것이 중요한데, 부평역은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환승역이기 때문이다.

이광호 인천자전거도시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인천지하철 부평역 출구 중 교통광장 밑에 있는 출구에는 자전거종합센터가 들어서기에 알맞은 공간이 있다”며 “자전거도시로 가는 데 도난위험은 큰 걸림돌인데, 독일처럼 운영자를 두고 보관과 수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 부평역 교통광장”이라고 말했다.

2002년 월드컵 응원 문화를 계기로 ‘광장’문화가 본격적으로 대두됐다. 부평역광장에도 당시 붉은 물결이 출렁였다. 이를 두고 김은경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부평지부 사무국장은 “여전히 우리시대의 화두는 소통이다. 이를 반영하는 것이 ‘다음’(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아고라다. 온라인의 아고라는 오프라인에서도 유효하다”며 “공동응원도 좋고, 축제와 공연도 좋고, 집회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는 부평시민의 광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시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도시여야 한다. 지금까지 모든 도시정책과 교통정책이 차량 위주로 진행됐다”며 “이제는 사람에 초점을 맞춰야한다. 그래서 인천시도 사람중심의 교통정책을 수립하겠다고 한 만큼 이참에 부평역 교통광장 기능개선에 대해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공청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인천 최대 환승역, 오래 전 광장기능 상실

한편, 부평역은 부평구의 관문이자 인천에서 최대 환승역이다. 부평역사 통계에 따르면, 부평역은 하루 평균 승객이 23만에 달하며, 이중 15만명이 환승하고 8만 5000명이 승하차한다. 지하도상가 이용객까지 합하면 하루 유동인구가 50만명에 육박한다.

이에 비해 부평역 교통광장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대중이 소통하는 광장으로서의 기능도 못할뿐더러 대중교통 환승의 기능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간선버스와 지선버스는 광장으로 들어오지 않고 대부분의 승강장이 500m이상 떨어져 있어 부평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늘 불편을 겪고 있다.

2007년 9월 인천발전연구원이 인천시내 전철(지하철)역 33곳을 조사해 발표한 ‘인천시 대중교통 환승 환경평가 및 개선방향’은 부평역 일대 교통환경이 매우 열악하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부평역의 환승 환경 평가등급은 A~F등급 중 E등급으로 거의 최악이었다.

당시 조사를 수행한 연구위원은 “수준이 C나 D등급 정도만 돼도 그나마 괜찮은데, E등급은 개선해야 하는 등급이다. 부평역의 경우 어느 출구로 나온다 하더라도 버스로 환승하기에는 이동시간이 많이 소요돼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환승거리를 줄여야한다”며 “부평역을 옮길 수 없기 때문에 버스가 역 광장에 들어오는 방식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타지에서 부평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부평역에 도착한 순간 어리둥절해질 수밖에 없다. 눈 앞 5분 거리를 20여분 헤매다 찾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는 버스에서 전철, 전철에서 버스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미로 같은 지하도를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힘겹게 지상으로 올라와도 행선지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땅 속으로 내려가야 한다. 도로를 건널 수 있는 횡단보도가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부평역 교통광장은 늘 썰렁하다. 교통광장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쉼터공원은 그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며 바다 한 가운데 섬처럼 존재하고 있다. 쉼터공원의 조형물은 이제 흉물이 됐고, 넓은 공간은 밤낮으로 노숙자들의 전유물로 전락했다.

때문에 이를 바꿔야한다고, 지역 상권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난 2000년 1600여명이 서명한 청원서가 인천시에 제출됐다. 그러나 지금껏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다. 최근 부평구가 나서 부평역 교통광장 기능개선 사업에 착수하기로 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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