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시민단체들, 경인아라뱃길 활성화 계획 즉각 철회 촉구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환경·시민단체들이 경인아라뱃길(경인운하) 활성화를 위해 전국체전을 이용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경인아라뱃길 활성화 계획의 즉각 철회도 촉구했다.

경인운하백지화수도권공동대책위원회가 4일 서울시 여의동로에 위치한 한강아라호 선착장 앞에서 경인아라뱃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제공 대책위)

인천지역 환경·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경인운하백지화수도권공동대책위원회는 4일 서울시 여의동로에 위치한 한강아라호 선착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인운하 활성화에 전국체전을 이용하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국회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불순함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4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에 참여하는 인천시 선수단은 이날 경인아라뱃길을 통해 선박을 타고 한강아라호 선착장으로 입항했다.

대책위는 “한강~경인운하 선박 운항의 환경 영향과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송 의원과 박 시장이 경인운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경인운하 활성화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장정구 인천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경인운하사업은 이미 실패한 사업임이 명료하게 드러났는데, 오늘 진행한 한강~경인운하 선박운항은 현재 환경부가 경인운하 기능의 재정립을 논의하고 있는 와중에 일어난 반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서울시 한강시민위에서 선박 운항 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질 때까지 선박운항을 반대한다는 원칙을 세운 바 있는데, 전국체전을 앞세워 이를 어긴 것”이라며 “송 의원과 인천시가 경인운하에 인공 호흡을 하고 있고, 박 시장이 부화뇌동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선거철만 되면 인천시 단골 공약이 경인운하 활성화”라며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주변지역을 개발하는 것까지 포함한 활성화 방안에 누구하나 책임은 지지 않고 정치수단으로만 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인운하를 찬성했던 송 의원은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인운하를 반대한다며 입장을 바꿨다가 이제 와서는 다시 경인운하를 활성화시켜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합리적 판단이나 소신이 아닌 정치적 상황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정치인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아무 일 없듯이 덮기 위해 도쿄올림픽이라는 스포츠 이벤트를 이용하는 것과 이번 계획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해 열린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분야 관행혁신위원회는 경인아라뱃길의 정책 결정과 추진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주운수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경인운하의 존치여부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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