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말까지 미군기지 등 유물 기획전시 열려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인천 부평역사박물관은 실개천이 흐르는 부평평야의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굴포천이 흐르고 산책로와 공원이 조성돼 있어 부평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부평역사박물관 '헬로우 애스컴시티, 굿바이 캠프마켓' 기획전시는 내년 3월 말까지 진행한다.

박물관은 총 2층으로 기획전시실과 기증전시실 부평역사실 등으로 구성돼 있고, 2층 일부는 건물 외벽을 유리창으로 만들고 작은 카페를 열어 시민들의 사랑방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물관에는 최근 의미 있는 기획전시를 진행 중이다. 지난 6월부터 부평미군기지와 부평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특별 전시인데, 일제강점기 조병창 역할을 했던 역사와 해방 후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사람들의 삶의 변화 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부평지역은 일제강점기 ‘미쓰비시’로 대표되는 군수품 조달의 조병창이었고, 강제 징용·수탈, 인권 유린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공간이다.

이후 1945년 일제 패망 후 점령군으로 입성한 미군이 그 자리를 이어받아 보급기지로 사용하면서 오욕의 역사를 이어갔다.

미군기지가 들어서고 부평에는 국내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내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생활하면서 이질적인 문화가 충돌하고 이식되는 등 혼돈을 겪었다. 특히, 현재보다 유교적인 문화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을 당시 부평의 애환은 ‘혼혈아’라는 단어로 상징되는 소외와 배척이 역사의 한편에 남아있다.

부평역사박물관

1973년 미군기지 애스컴시티 내 7개 부대 중 6개가 철수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지역이 현 ‘캠프 마켓’이다. 미군기지가 축소되고 그에 따라 부평에 터를 잡고 살던 사람들도 떠났다. 남아 있던 마지막 미군기지 캠프 마켓 주변에는 아파트촌을 이루며 개발돼 또 다른 사람들이 밀려왔다.

캠프마켓은 1990년대 중반부터 미군기지 철수와 환경문제가 공론화되기 시작하면서 2002년에 반환이 결정됐지만 10여 년이 훨씬 지나서야 가닥을 잡고 있다. 미군기지 활용에 대한 논의가 다각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부평의 역사가 함께하는 시민의 땅으로 변모를 준비하고 있다.

부평역사박물관은 이러한 시기에 맞춰 미군기지와 부평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부평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는 현재 살아가는 사람들의 몫이다. 내년까지 이어지는 전시를 보고 행간에 있는 부평의 슬픔과 애환, 부끄러운 역사도 함께 읽을 수 있는 기회다.

주말 등을 이용해 부평역사박물관에서 전시도 보고, 박물관 앞 굴포천 길을 산책하며 부평의 가을을 만끽하면 어떨까.

부평역사박물관 앞 굴포천 산책길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