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 속에 숨었어요> <갯벌에서 만나요>

 

 

 

 

 

 

 

 

 

 

 

 

 

 

 

 

 

 

여름방학이 다가오면서 여기 저기 어린이 캠프를 알리는 소식들이 많습니다. 학기 중에 부족했던 학습향상을 위한 캠프와 영어캠프, 환경과 생태캠프 등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더 근본적인 태도의 변화를 위하여 청학동으로 보내기도 하고, 명상캠프도 고려해 봅니다. 사회 전반적인 웰빙(wellbeing) 바람과 맞물려 정신건강을 위한 산사캠프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요.
이렇게 많은 정보 속에 어떤 캠프를 보낼까 고민하는 부모님을 위해 한가지만 기준을 제시하자면, 전체 참가 인원을 확인해 보라는 것입니다. 전에 계약직으로 캠프 교사를 해봤는데, 캠프 프로그램 내용의 충실도는 전체 인원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내놓고, 모둠별 인원이 아무리 적다 하더라도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전체 인원이 너무 많지 않아야 합니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대략 100명 정도가 적절하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인원이 너무 적어도 재미없답니다.
또래들과의 집단 생활을 통해 아이들이 성장할 거라는 기대감으로 보내는 캠프의 허와 실을 한번쯤 생각 해 봤으면 하는 마음에 잠시 캠프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여름방학, 가족끼리의 캠프는 어떨까요. 산도 좋고 강도 좋고 바닷가도 좋지요. 특히 갯벌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뻘을 한번 뒤집어 보면 어떨까요?
제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갯벌에만 가면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안 들어가려고 울곤 했습니다. 살살 달래며 물으니, 그 뻘 속에 무엇인가 있어 깊이 빠지는 발을 물 것 같아 무섭다는 겁니다. 아직도 그 상상력 때문에 갯벌에 들어가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꾸준히 들어가 보고, 그 속에 어떤 생명체가 살고 있는지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거닐게 됐습니다.
아이가 뻘을 싫어하는데도 지속적으로 접하게 한 것은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되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지요. 어찌 갯벌뿐이겠습니까? 풀도 있고 나무도 있고, 곤충과 동물들도 있겠지요.
갯벌을 찾아 가보자는 사설이 이렇게 길어졌습니다. 갯벌에 관한 많은 책들이 있지만 보리출판사에서 나온 <뻘 속에 숨었어요>와 <갯벌에서 만나요>를 들고 가시길 권합니다. 실물을 보고 책에서 찾아보고 책에서 본 생명체를 또한 뻘에서 찾아낸다면, 아이들의 기쁨과 호기심에 대한 충족감은 마음 한가득 뿌듯함으로 남을 것입니다. 생명에 대한 경외감은 스스로 자존감을 키워 줄 것입니다.
이번 방학에 온 가족이 뜨겁게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 갯벌에서 뒹굴어 보지 않으시렵니까?

 

<김숙·어린이 전문서점 ‘완두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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