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형 의원 조직이냐, 주안장로교회 표심이냐?

4ㆍ29 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 당락의 향배를 부개3동과 산곡4동 표심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이재훈(53) 후보와 민주당 홍영표(52) 후보가 막판까지 초박빙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어, 개표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투표 전날인 28일까지도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수도권 현역 의원 등과 소속 인천 지방의원 150여명을 대거 투입해 막판 표 몰이를 하고 있다. 민주당은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까지 투입해 막판 유세전을 전개하고 있다.

▲ 부평<을> 국회의원 선거구 관내도.

한나라당 텃밭, 산곡4동의 ‘반란’

인천 국회의원 선거구 12곳 중 계양권과 부평권은 전통적으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부평<을> 지역은 최용규 전 의원이 재선한 곳으로 민주당은 인천에서 당세가 비교적 강한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부평<을> 선거구에서 산곡2ㆍ4, 갈산2동 등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강세지역이다. 이들 행정동은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이 월등히 높았다.(관련 기사 ‘최근 선거 분석, 부평<을> 유권자의 4․29 선택은?’)

해당 지역은 전용면적 102㎡이상의 공동주택이 들어서면서, 최근 선거에서 보수 성향을 보인 대표적 지역이다. 17대 대선에서 50% 내외가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지지했으며, 18대 총선에서도 부평<을> 평균(43.5%)보다 5% 이상이 한나라당 구본철 후보를 지지했다.

하지만 <부평신문>이 2차례 실시한 여론조사 등에서 산곡4동(유권자 1만 5602명)은 민주당 홍영표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인천 최대 교회인 주안장로교회의 영향력 때문으로 추측된다. 주안장로교회가 산곡4동에 소재해 있고, 이 지역 유권자의 상당수가 주안장로교회를 다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주안장로교회 나겸일 담임목사는 홍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를 할 정도로 홍 후보를 지지해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로 인해 한나라당이 수차례의 선거에서 압승해온 해당 지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조진형 국회의원은 “이 후보를 위해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박희태 대표를 모시고 가서 요청했는데도 반응이 없을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조직력 가동된 부개3동 표심은?

부평<을> 지역 청천1동과 갈산1동, 부개3동은 민주당 지지율이 높았던 지역이다.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홍영표 후보는 이들 동에서 각각 39.3%ㆍ40.0%ㆍ40.4%를 득표했다. 해당 지역은 공동주택이 밀집해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부개3동 표심이 한나라당 성향으로 급격히 변화되고 있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부개3동은 유권자 수에서 부평<을> 선거구 중 청천2동 2만 9779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만 7868명이다.

여론조사에서 부개3동 표심이 한나라당으로 급선회한 것은 조진형 의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부개3동은 부평에서 20년째 정치를 하고 있는 조 의원이 15년간 관리해온 지역이다.

그후 2004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으로 인해 부개3동은 산곡3동과 선거구가 바뀌었다. 최용규 전 의원이 18대 총선에서 불출마하면서 부개3동은 민주당 내에서도 무주공산에 해당되는 지역이라, 조 의원 조직이 이 틈새를 집중 공략해 해당 표심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부개3동에서 만난 한나라당 지방의원들은 “선거에 돌입하면서 다른 동은 인천 타구에서 지원하지만, 부개3동은 부평<갑> 지역이 지원하다보니 다른 지역보다 연고자가 많고 예전 조 의원 조직이 그대로 가동되면서 지지 세력의 상당한 응집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한나라당 소속 인천시의회 강문기 의원은 “부개3동은 조 의원이 15년 동안 관리해온 조직으로 동별 세포조직까지 움직이기 시작해, 낮은 투표율이 예상되는 재선거에서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그동안 선거에서 한나라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된 산곡4동과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된 부개3동 표심이 요동치고 있어 두 동의 투표 결과가 20% 내외의 투표율이 예상되는 부평<을>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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