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인천투데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ADHD)에 대한 통상적 인식 중 하나는, 과잉행동은 커가면서 점차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초등학교 저학년 때에는 심한 ADHD 경향을 보이다가도 주변과 마찰ㆍ갈등이 반복되면서 점차 차분해져가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이 역시 외견상 과잉행동이 약화될 뿐 집중력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태이기에 ADHD가 나아지는 과정이라 보기는 어렵다. 겉모습만 진정된 ADHD로 변해가는 것뿐이다.

반면에 간혹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ADHD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대부분 집중력 장애보다 과잉행동 경향이 더욱 심해지며 주변과 갈등이 격해지는 경우다.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반항장애나 분노장애, 우울장애 등이 점차 결합되면서 문제행동이 증가하는 게 있다. 이 경우 어릴 적에는 장난이 지나친 수준 정도로 여겨지던 과잉행동 양상이 점차 폭력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다른 사례로 얌전한 아이였는데 갑자기 ADHD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갑자기 산만해져 집중하지 못하고 문제행동도 자주 나타난다고 한다. 상담해보면, 없던 증세가 갑자기 나타났다기보다 감추어있던 증세가 성장하고 주관이 강해지면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어릴 적에는 가까스로 과잉행동 경향을 억제하다가 사춘기가 되면서 자기 욕구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폭발적 양상의 ADHD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아무 문제없던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심한 ADHD 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있을까? 임상에서는 이런 경우를 관찰하기 어렵다. 그러나 개념적으로는 이런 경우가 존재한다고 돼있다. ‘DSM-5’에서는 만 7세 이후 만 12세 사이에 ADHD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ADHD라는 진단이 가능한 것으로 진단 기준을 변경했다. 결국 정상 발달 중에도 성장과정에 ADHD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모든 경우를 다 종합해 생각한다면, ADHD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증세가 결코 아님을 알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증상이 폭발적으로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증상이 약하다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ADHD 증상을 보이는 아동의 뇌는 자기조절력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부적절한 자극이 있다면 증세는 악화될 수 있으니 초기부터 치료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ADHD란 환경독소에 노출돼 아동의 뇌 발달에 지장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적 위험성이 나이를 먹는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환경독소 노출이 심해진다면 성장기에도 사춘기와 맞물리며 폭발적으로 악화되는 증세임을 명심해야한다.

※ 김문주 원장은 소아 뇌신경질환 치료의 선구자로서 국제학술지 E-CAM에 난치성 소아 신경질환 치료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뇌성마비 한방치료 연구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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