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위탁 운영, 10년간 일해도 최저임금
업무사전공지ㆍ매뉴얼도 없어 업무가중

[인천투데이 이보렴 기자]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본부장 이인화) 인천지역노조 미추홀콜센터분회는 26일 오전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가 미추홀콜센터로 적수(붉은 수돗물) 사태 책임을 전가’한 것을 규탄했다. 또,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는 미추홀콜센터 상담사들의 직접고용을 시에 촉구했다.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와 미추홀콜센터 상담사들이 26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에 상담사 직접고용을 촉구했다.

2011년 문을 연 미추홀콜센터는 연수구ㆍ미추홀구ㆍ상수도사업본부ㆍ부평구ㆍ동구 민원을 담당하고 있으며, 남동구 통합해 담당할 예정이다. 사실상 인천에서 발생하는 민원을 담당하는 콜센터다. 미추홀콜센터는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상담사들은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인화 본부장은 “현재 인천시 공무원은 1만 명에 가까운데, 1만 명이 받아야할 민원이 상담사 70여 명에게 집중되고 있다”며 “하루에 한 사람당 콜 160건으로, 일반적인 평균 노동시간 8시간으로 나누면 쉬는 시간 없이 3분당 콜 한 건을 받는 셈이다”라고 상담사들의 노동실태를 설명했다.

또, “이음카드 발행, 시민안전보험 등 새로운 정책을 발표할 때 늘 미추홀콜센터로 문의하라고 홍보하면서 정작 상담사들에게는 관련 설명이 전혀 없었다”고 한 뒤 “특히 적수 사태가 발생했을 때 담당기관에서는 시민에게 미추홀콜센터로 문의하라고 이관해 콜센터 민원이 폭주하고 악성 민원도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노총 인천본부는 이번 적수 사태와 관련해 상담사들의 요구를 무시한, 미추홀콜센터를 관리ㆍ운영하는 시 시민봉사과를 인사 조치할 것과 미추홀콜센터 상담사들의 처우 개선과 정규직 전환 등 중장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운영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황윤정 인천지역노조 위원장은 “미추홀콜센터는 24시간 365일 운영하면서 시민과 소통하는 기구이다”라고 한 뒤 “악성 민원으로 상담사들이 인격 모독을 감내하며 업무 스트레스로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시는 악성 민원인 조치나 상담사 처우 개선에는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시는 매일 콜 수를 확인하고 사전 공지조차 하지 않은 정책 관련 민원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패널티를 주는 등, 서비스 평가는 철저히 한다”고 한 뒤 “반면에 민간위탁으로 운영돼 10년 동안 근무하면서도 최저임금을 받고 매달 성과급으로 1인당 평균 3만5000원을 받는 현실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모란주 미추홀콜센터 분회장은 “이번 적수 사태로 그동안 누적된 문제점이 모두 드러났다”고 했다. “미추홀콜센터는 적수 사태에 대한 사전 공지를 받지 못해 민원에 확답할 수 없었고, 이는 민원인들 불만으로 이어졌다”며 “민원 폭주로 상수도팀뿐 아니라 다른 팀들도 모두 민원에 응대하게 됐으며, 매뉴얼도 없었고 민원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담당부서 전화번호도 공개할 수 없었다”고 힘든 상황을 토로했다.

또, “상담사들에게는 강성ㆍ악성 민원 통화를 먼저 끊을 수 있는 권리가 없다”며 “적수 사태와 미흡한 응대로 인한 시민들의 분노, 성적 모욕 등을 모두 감내해야하는 상황이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와 경기도 콜센터에서는 욕설이나 성적으로 모욕하는 악성 민원일 경우, 안내멘트 고지 후 전화를 끊을 수 있는 권한을 상담사에게 보장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와 경기 콜센터 상담사들은 정규직 전환이 이뤄졌으며, 창원시는 10월부터 민원 콜센터 상담사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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