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재 기타리스트 장하은
비교적 늦게 시작했지만, 천재적 재능 발휘
영화 ‘다시 만난 날들’ 출연···싱글음반 준비
“인천은 처음으로 자연을 느끼게 해준 곳”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한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타고난 재능에 자연과 인문 환경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야한다. 예술가라면, 선천적 재능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가족 또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다. 아울러 자연환경도 예술가의 영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인천은 개항기 근대 역사 유적과 문화를 간직한 곳이고, 섬 168개를 거느리고 있다. 원도심과 신도시가 공존한다. 예술가로서 재능을 키우고 성장하는 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인천이 고향인 아버지를 둔 기타리스트 장하은은 현재 인천에 터를 잡고 활동하고 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했지만, 차세대 기타리스트로서 촉망받고 있다.

아버지 장형섭 씨는 딸 장하은에게 음악적 재능을 물려줬다. 또한 딸의 그 재능을 키워주고 활동을 옆에서 지도한다. 덕분에 장하은은 공연을 600회 넘게 하고 러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헤럴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했고, 미국 카네기홀에서도 독주를 했다.

인천을 중심으로 국내 각지에서 밀려오는 공연 섭외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장하은을 <인천투데이> 사무실로 초대해 그의 음악세계를 들어봤다.

기타리스트 장하은.(사진제공 필로스)

▶ 인천에서 나고 자랐나?

= 아버지가 인천사람이고, 나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을 따라 여기저기 이사를 많이 다녔다. 부산, 거제도, 그리고 강화도 등에서도 살았다. 서울에서 살면서 음악활동을 하다가 2년 전쯤 인천 영흥도로 들어갔다.

도시에서 살다가 영흥도를 갔는데, 시골 어촌이다. 어촌에서 사는 게 처음이지만 매우 만족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 영흥도에서 사는 건 아니다. 부모님이 집을 보러 다니시다가 매우 아름다운 곳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가보니, 집 대문을 열면 바로 바다가 보이는 곳이었다. 마음에 들었다.

기타리스트 장하은은 영화 '다시 만난 날들'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최근 촬영을 마쳤다.(사진제공 필로스)

▶ 최근 영화를 촬영했는데, 어떤 영화인가?

= 추석 명절 전에 촬영이 끝났다. 작품에 캐스팅된 것은, 연출하신 심찬양 감독님께서 내 유튜브 영상을 보고 섭외하셨다.

음악영화이고, JTBC 슈퍼밴드 프로그램에 나왔던 홍이삭 씨와 함께 출연했다. 홍이삭 씨는 음악감독 겸 주연배우를 맡았다. 영화 제목은 ‘다시 만난 날들’이다.

▶ 음악과 인연은 언제부터인가?

= 아버지께서 클래식 기타를 하셨다. 어머니와도 클래식 기타 동아리에서 처음 만나셨다고 한다. 아버지는 당시 클래식 기타 동아리 선생님이었다.

나는 태어나서 일찍부터 음악을 접했다. 그런데 중학교 1학년 때까지는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멋있는지, 재밌는지도 몰랐다. 힘들게 연습해야하지 않나, 생각하기도 했다. 지금은 ‘좀 더 일찍 시작했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생각을 한다.

기타를 본격적으로 연주한 계기가 중학교 2학년 때 있었다. 당시 박규희 기타리스트를 만나고부터다. 연주를 보고 ‘나도 해보고 싶다. 정말 멋있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 때부터 학업을 중단하고 기타에 빠져들었다.

▶ 만족할만한 수준의 연주는 언제부터?

=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마음을 다잡고 했다. 사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2년 정도는 놀았다. 학교를 그만뒀지만 방황하지는 않았다.

▶ 자신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인가?

= 애인 같다는 생각을 한다. 소중하고, 보기 싫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고, 연애하는 것 같다.

▶ 600회가 넘는 공연을 다녔는데

= 중ㆍ고등학교 때는 실력이 부족함에도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군부대 위문공연과 학교 봉사활동도 했다. 무대에 서면 많은 분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 인상 깊은 공연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 군부대 위문공연이 생각난다. 논산훈련소였는데, 수천 명이 나를 주목했다. 그렇게 많은 관객은 처음 봤다. 이른바 ‘떼창’과 파도타기 등, 호응이 대단했다.

외국의 경우, 캄보디아 시소폰대학교 총장과 친분이 있어서 캄보디아에 자주 갔다. 캄보디아는 공연을 볼 기회가 많이 없는 등, 문화적으로 열악하다. 그래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몇 시간씩 걸어서 온 사람들도 있었다. 멋있는 무대도 아니었는데, 많은 분이 오셔서 제 공연을 보고 가셨다. 정말 감사했다.

그리고 영흥도에 하모니홀이 있다.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세운 영흥에너지파크 전시관과 함께 있는 공연장이다. 이곳에서 스웨덴 기타리스트 요하네스 뮐러(Johannes Müller)와 듀오 콘서트를 한 적이 있다. 영흥도 집에서 차로 5분 거리이기도 했고, 호응도 좋아 지금도 생각난다.

기타리스트 장하은.(사진제공 필로스)

▶ 연주하는 데 어려운 점은?

=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1학년이다. 그 전에 서울 호서예술전문학교 실용음악과를 다녔다.

현재 공부하고 있는 음악은 수백 년 전에 만든 클래식 곡들이다. 악보로만 접하다보니, 처음에 운지를 보고 해도 외우는 데 한참 걸렸다.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시간이 좀 흐르니까 적응해 시간도 단축되고 큰 어려움은 없다.

요즘에는 가요나 영화음악 등에도 관심이 가는데, 이런 경우 악보가 따로 없다보니 영상을 보고 채보를 한다. 하고 싶은 곡들은 그렇게 하는 편이다.

▶ 클래식 기타 전공인데, 관심 분야는?

= 처음에 클래식 기타를 접해 자연스럽게 했다. 입시를 준비하는 기간에도 공연을 많이 다녔다. 그 때 호서예술전문학교 부학장님이 장학생으로 제안해주셔서 진학했고, 그 이후 관심사가 더 넓어졌다.

기타 하면, 보통 통기타를 많이 알고 있다. 피크로 치는 스트로크 방식을 주로 알고 있는데, 나는 스무 살이 돼서 처음으로 피크를 잡았다. 그러면서 더 많은 장르의 음악을 접했다.

가요랑 팝송도 많이 듣는다. 요즘은 힙합이 좋다. 특히 어번(urban, 도시의) 힙합에 관심이 간다. 그리고 일렉트릭 기타도 배우는 중이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 앞으로 목표와 계획은?

= 처음 발매한 음반이 있다. 동생과 함께 만든 클래식 음반이다. 또, 앞으로 싱글 음반을 준비하고 있다. 보컬이 들어간다.

열심히 음악을 공부하겠다. ‘내 자식’이라고 할 수 있는 곡이나 작품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기타치는 하은이’ 유튜브 채널도 계속 운영할 것이고, 최종적으로는 내가 스스로 아티스트, 음악가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당당한 연주자이자 뮤지션이 되고 싶다.

▶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인천은 어떤 곳인가?

= 처음으로 자연을 느끼게 해준 곳이 인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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