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파업대책본부 회의 열어 향후 투쟁 일정 결정
병원측 지노위 조정 회의 도중, 로비에 또 가벽 준비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가 가천대길병원 노사에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려 노동조합이 파업을 할 수 있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파업 분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길병원 본관 1층 로비에서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진행한 파업전야제의 모습.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가천대길병원지부(지부장 강수진)에 따르면, 지노위는 25일 새벽 임금협상 단체교섭 관련 쟁의 조정 회의를 진행해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지노위는 전날 오후 2시부터 10시간이 넘게 진행된 조정 회의에서 “노사 간에 임금체계와 직제 개편에 대한 입장 차가 커서 도저히 합의에 이를 수 없다고 판단해 조정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지노위는 앞선 지난 9일 진행한 쟁의 조정 회의에서 이달 24일까지 ‘조정 연장’을 결정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8개월 만에 파업을 예고했던 노조는 연장된 조정 기간 동안 성실 교섭을 약속하고 사측에 대한 비방 중단과 성실 교섭을 약속했다. 사측도 함께 약속했다.

사측은 임금체계 개편안 마련을 본격화하고 노조는 조합원 간담회 개최 등으로 사측과 별개로 대안적인 임금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그런데 사측은 24일 오후 3시 조정 회의가 진행 중이던 시간, 지난 9일 노조가 병원 본관 1층 로비에서 파업전야제를 열겠다고 하자 설치했던 가벽을 다시 로비에 가져다 놓았다. 또한 조정 회의에서 노조와 협의를 하기도 전부터 직원들에게 사측이 마련한 연봉제 안을 관리자들을 통해 홍보하기도 했다.

24일 오후 다시 길병원 본관 1층 로비에 준비된 가벽. 조정 회의에서 어떤 결정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가벽이 준비됐다. 노조는 사측이 협상 의지가 없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수진 노조 지부장은 “사측이 조정 회의 자리에 가져온 임금체계 개편안은 연봉제로 매년 평가를 거쳐 임금을 올리고 누락자들이 10%에서 많게는 80%나 생긴다는 것”이라며 “게다가 사측은 정확한 수치도 없는 내용을 가져와서 합의하자고 했다. 이게 성실하게 노조와 협의를 하겠다는 모습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측이 정말 협상을 할 생각이 있었다면 수치도 없는 임금체계 개편안을 가지고 나오거나, 조정 회의 중 가벽을 로비에 가져다 놓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이미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아닌 기존 노조와 합의를 한다고 하고, 강제로 연봉제 동의서에 사인하게 하려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오히려 사측이 파업 유도행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25일 긴급으로 파업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사측의 입장이 변함 없음에 따라 파업은 거의 확실 시 되고 있다. 노조는 전직원 설명회도 열어 사측의 부당한 연봉제안을 설명하고 대응방침도 알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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