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소희 인하대병원 간호단위 책임자
관찰실 운영 등,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국내 최고 수준
환자 특별 부담 없어 만족도 높고, 보호자 생활 안정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사람이 질병을 앓으면 마음의 병도 함께 따라온다. 신체적 고통과 치료의 어려움으로 마음의 병은 더욱 깊어지는데, 사실 병은 혼자 앓는 것이 아니다. 환자를 바라보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 마음이 전해지고 공감되기 때문이다.

인하대병원은 2013년부터 7년째 국내 최고 수준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간호 인력이 보호자가 할 간병도 함께 하면서 환자와 그 가족들의 만족도에서 국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간호 분과에서는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병실을 관찰할 수 있는 관찰실을 두고 간호 인력이 24시간 돌본다. 중환자실이 아니어도 보호자 면회시간이 정해져있어 환자가 안정을 취하고 회복 속도를 높인다.

인하대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김소희 간호단위 책임자는 1997년에 인하대병원에 입사해 2015년부터 간호간병을 책임지고 있는 베테랑이다. 9월 18일 인하대병원에서 그를 만나 관련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소희 인하대병원 간호단위 책임자.

간호간병서비스, 환자 회복과 보호자 생활안정에 기여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기존에 보호자 또는 간병인이 돌보던 환자를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협동해 환자의 안정과 회복을 위해 간호뿐만 아니라 간병까지도 돕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신장내과의 경우 신장 기능 이상으로 투석을 하거나 염증이 생겨 입원을 반복하는 환자가 많다. 보호자는 간병을 위해서 심리적 또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게 된다.”

이 점을 고려해 인하대병원은 2013년부터 보호자 면회시간을 정해 환자의 안정을 유지하는 한편, 병원에 상주하는 간호 인력이 보호자의 역할을 하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면회시간은 점심시간대인 정오에서 오후 2시, 저녁시간대인 오후 6시에서 8시까지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소아청소년과와 재활의학 분야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병상에서 운영한다.

인하대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관찰실.(사진제공 인하대병원)

간호인력 대폭 늘려 업무 부담 줄여

병원 간호 인력이 보호자나 간병인이 하던 간병까지 맡으면서 간호 인력의 업무 부담이 가중된 것은 아닐까.

“업무 부담이 가중된 것은 사실이다. 또, 보호자가 없을 경우 의사소통 채널에 변화가 생겼다. 그런데 의료진 회진시간과 보호자 면회시간이 정해지면서 오히려 서로 편해졌다.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별도로 문자메시나 유선통화로 보호자와 의사소통에 세심함을 더했다. 환자 안전과 회복이 의료에서는 가장 급선무다.”

김소희 책임자는 간호 인력의 업무가 늘어났지만, 환자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그게 업무로 다시 이어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업무 부담이 늘었다고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환자를 중심으로 병원이 운영되기에 오히려 보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환자나 보호자가 좀 더 안전한 시스템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는 반응을 보인다고도 했다.

인하대병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위해 간호 인력을 300명가량 더 늘렸다. 간호 인력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가 서비스 도입 이전 15명에서 이후 5~6명으로 줄었다. 물론 정부 승인으로 ‘수가 보전’ 등, 지원을 받기에 가능한 일이다.

인하대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회진 게시판.(사진제공 인하대병원)

환자 특별 부담 없어 서비스 만족도 높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받는다고 특별히 진료비를 더 부담해야하는 것은 없다. 보호자의 간병 부담도 덜기에 만족도가 높다.

“보호자가 환자를 돌보느라 생계를 이어가던 일을 그만둔다든지 실직하는 경우도 있고, 간병인을 고용하면 보호자가 버는 돈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였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병원 시설과 운영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환자 중심으로 설비를 변경했고, 병동 관찰실을 만들면서 낙상사고와 응급사태 대비를 철저히 했다.

또, 이전에는 병동 의료진 시설이 중앙에 하나만 있었는데, 병동 코너별로 간호 인력 대기공간을 만들었다. 즉, 병실 밖을 나오면 바로 의료진이 보이는 구조다.

“다른 지역에서도 병원 견학을 온다. 관련 서비스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기에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비교적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일부 병원도 경증환자를 대상으로만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우리 병원은 중증환자까지도 세심히 돌보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현재 병동 16개, 병상 696개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약 83%의 압도적 비율이다. 국내 상급병원들이 중증환자를 제외한 경증환자 약 3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다.

김소희 간호단위 책임자.

병원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 환자도 많아

“한국사회가 고령화되고 핵가족화되면서 회복했는데 병원을 떠나지 않는 환자가 늘고 있다. 퇴원하라고 하면 아쉬움을 토로하는 환자들도 있다. 병원에서 간병서비스도 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멀리서도 찾아온다.”

치료의 최고 목표는 신체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도 치유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인하대병원은 치매ㆍ노약자가 입원하면 중환자실처럼 간호 인력이 병실에 상주하게 한다. 환자들은 간호 인력과 상시적으로 소통하고 본인의 질병과 치료 정보를 접하면서 안정을 찾고 완치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

“몇 년 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보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더욱 빛을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사태 이후로 면회 문화가 변화해야한다는 사회적 요구도 있었다. 우리 병원은 당시 인천에서 큰 역할을 했다. 관련 서비스가 내ㆍ외부 감염경로를 차단하고 환자 회복 속도를 빠르게 하는 효과를 경험했다.”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하기까지 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환자가 빠르게 회복해 의료진의 도움 없이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의료업계에서 재원 일수 하루를 줄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인하대병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 후 재원 일수를 이틀이나 줄였다. 환자와 병원에 획기적 성과나 다름없다.

김소희 책임자는 인터뷰 말미에 민간병원의 노력에 정부와 사회의 관심이 보다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간호를 삶의 업으로 처음 삼을 때 신앙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타인을 배려하고 돕는 일을 하고 싶었다.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있고, 병원을 찾아오는 분들이 가족같이 느껴진다. 앞으로도 최고의 간호간병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겠다. 많은 관심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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