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도서관이 우리에게 남긴 것

박소희·인천어린이도서관협의회장  

 

연·재·순·서

1. 연재를 시작하며
2. 금산 기적의도서관 개관 준비를 시작하며
3. 기적을 만든 사람들1
4. 기적을 만든 사람들2
5. 기적의도서관이 우리에게 남긴 것

도서관이 어린이에게는 꿈과 희망의 공간으로, 동네에서는 가장 소중한 곳으로 자리잡길 희망하며 작은 어린이도서관을 만들고 가꾸고 있는 전국의 어린이도서관 운영자들은 현재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무언가 엄청나게 큰 결과를 기대하며 어린이도서관 사업을 시작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이도서관 사업이란 것이 당장에 많은 성과가 드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어린이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이 시작된 것이 90년대 후반인 것을 생각해 볼 때 이제 겨우 10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을 뿐이기에 지금 당장 뭘 얻겠다고 말하는 건 어렵다.
다만 어린이도서관을 경험했던 어린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 이 공간을 기억해 주길 희망한다. 좋은 책이 있었고, 자신에게 도움을 주었던 친절한 아줌마 같은 선생님이 있었고, 친구들이 있었고, 함께 놀았던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던 곳. 그 기억으로 자신의 아이도 그런 곳을 찾게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것이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꿈이 아닐까?

기적의도서관은 지금까지 민간의 영역에서 이뤄지던 어린이도서관 사업이 공적인 영역으로 확대된 것이다. 좀 더 나은 시설에서 어린이들이 좋은 어린이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어린이전용도서관이 있는 지역의 어린이들에게는 커다란 행복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기적의도서관뿐만 아니라 공공도서관의 어린이실을 포함해 지자체 내 어린이도서관들은 지금까지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어린이도서관이 확대된다는 것은 양적 확대 외에도 어린이도서관이 지역의 어린이나 그들의 부모들에게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기능과 역할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향후 지자체 내 공공도서관의 확대를 위한 기본 계획의 수립에도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부평이 10월에 개관을 하면 전국적으로 총 9개의 기적의도서관이 생긴다. 기적의도서관의 건립과 향후의 이용 실태를 보면서 가장 중요한 대상자인 어린이들이 얼마나 편안하게 이 곳을 이용하는가가 검토되기 시작한다.
한 개의 도서관을 짓기 위해서는 10여억원이 소요된다. 또한 운영을 위해서도 엄청나게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도서관이 위치한 곳으로부터 먼 지역에 있는 어린이들의 이용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아주 어린 아이가 부모의 도움 없이 혼자 도서관을 이용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도서관을 찾는 일은 연례적인 이벤트 활동으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게 된다.
동네의 작은 어린이도서관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먼 거리나 소외된 지역의 어린이들에게도 책을 볼 수 있는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명제는 먼 미래에나 가능한 계획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평에 생기는 기적의도서관은 단순히 도서관 수 하나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도서관 확충 계획 속에 검토되길 희망한다. 이미 건립된 기적의도서관 중에는 당장의 요구로 건립은 했으나 운영의 미숙함을 드러내는 곳이 많다. 외형적인 기본 구상 외에 어떻게 관리하고 장기적으로 어떻게 지역 내에 어린이도서관 사업을 확산시킬 것인가 하는 기본 계획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부평 기적의도서관은 기적의도서관 프로젝트로서는 마지막이지만, 이러한 의미에서 새로운 시작이길 희망한다.
지역의 대표 어린이도서관으로서 풍부한 컨텐츠를 가져나감과 동시에 거리가 먼 지역의 어린이들이 쉽게 동네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어린이도서관과의 연계를 통한 어린이도서관 네트워크의 구축 계획이 세워졌으면 한다.
어린 동생의 손을 잡고 올 수 있는 도서관, 작은 도서관이 담을 수 없는 큰 규모의 어린이 책 행사들을 안내 받고 함께 갈 수 있는 방법들이 모색돼야만 기적의도서관은 지역에서 어린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곳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현재 부평 지역에는 2개의 공공도서관(북구, 부평)의 어린이실과 인표어린이도서관을 포함해 작은 어린이도서관 7개가 있다.
일신동 아름드리어린이도서관, 청천동에 맑은샘, 달팽이어린이도서관, 산곡동에 품앗이, 청개구리어린이도서관, 부평5동에 진달래어린이도서관, 삼산동에 신나는어린이도서관. 작지만 소중한 공간들이기에 이들과의 네트워크 구성은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 사업의 안정적 이용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5차례의 기획기사를 연재하면서 고마운 분들께 지면을 통해서라도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끝내 그러지 못했다. 금산 기적의도서관 개관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금산 박동철 부군수님을 비롯한 금산의 공무원들과 전교조 금산지회 선생님, 금산문화원 안용산 국장님과 금산 기적의도서관 건립추진위원장 김호택 선생님께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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