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선 KTX가 환동해경제권 인프라라면 서해선 KTX는 환황해경제권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부산에서 강릉을 잇는 동해선 KTX(고속철도)는 진척이 빠른 반면, 목포에서 인천을 잇는 서해선 KTX는 논의조차 없다.

환황해경제벨트와 환동해경제벨트, 비무장지대(DMZ)경제벨트로 구성돼 H축으로 불리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중, 환동해경제벨트의 핵심 물류 인프라인 동해선 KTX는 2022년 개통 예정이지만, 서해선 KTX는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2년까지 포항∼동해 철도 전체 구간을 전철화하기 위한 기본ㆍ실시설계를 올해 7월 착수했다. 현재 강릉~동해 구간 KTX 연결 사업이 진행 중이며 올 연말 개통 예정이다. 포항~동해 구간이 개통하면, 부산~강릉 구간에 고속철도가 운행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포항~동해 구간 전철화 사업에 4875억 원을 투입해 2022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전철화 사업은 디젤기관차만 운행하는 구간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차선로 등을 설치해 전기 차량이 운행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이다.

현재 동해선은 부산∼포항과 동해∼강릉 등 일부 구간만 전철 운행이 가능한데, 포항~동해 전철화 사업이 완료되면 부산~강릉 전 구간을 고속철도가 달릴 수 있다.

국토부는 포항∼동해 구간 2022년 개통 이후 EMU(Electric Multiple Unit, 전기 동력분산식 고속열차)가 부산∼강릉 6회, 동대구∼강릉 5회 운행할 예정이고 밝혔다. 나아가 남북철도와 대륙철도(TSR) 연계 기능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해선 KTX.

반면, 서해선 KTX는 진척이 없다. 국토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월 초에 ‘동아시아철도공동체(EARC) 수립과 추진 방안’을 발표한 게 전부다.

동아시아철도공동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사업으로, 동북아시아 6개국과 미국이 철도를 중심으로 인프라 투자와 경제 협력을 추진하는 국가 간 협의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각국 철도 운영 현황을 종합해 철도 노선 4개와 경협 사업 30개를 추렸다. 이중 주목을 끄는 것은 동아시아 고속철도망 구축 사업이다.

인천은 문재인 정부가 구상한 환황해경제벨트의 중심 도시이자 동아시아 고속철도망 생활권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동아시아 고속철도망 구축은 대한민국 고속철도를 북한 평양ㆍ신의주ㆍ나진, 중국 선양ㆍ톈진ㆍ하얼빈ㆍ칭다오, 일본 후쿠오카ㆍ고베ㆍ도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과 편도 5시간 생활권으로 묶는 사업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동아시아 고속철도망 구축으로 서해선의 경우 목포에서 출발해 군산과 서산, 당진, 평택을 지나 북한 해주와 신의주를 거쳐 중국을 연결할 중심 도시로 인천을 주목했다.

이 동아시아 고속철도망과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 만나면 상승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벨트 3개 중 환황해경제(물류ㆍ산업)벨트와 DMZ경제(접경지역 평화)벨트의 한복판에 인천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해선 KTX는 구상만 있고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 환동해경제벨트의 핵심 물류 인프라인 동해선 KTX가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환황해경제벨트의 핵심 인프라인 서해선 KTX에도 관심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