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2023년 1억명, 안전 담보 MRO는 2025년?
인천공항 2023년 1억명, 안전 담보 MRO는 2025년?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9.09.16 15: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공항공사, 여객 1억명 대비 터미널과 활주로 확장 공사
공항 핵심 ‘안전ㆍ정시성’ 담보 MRO는 2025년 “안일한 계획”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인천시가 인천국제공항 항공정비(MRO) 산업 육성을 위해 내년 초에 '인천공항 내 항공정비 공용 장비센터 구축 방안 연구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시는 항공정비산업 육성과 공용 장비센터 구축을 위해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셀렉타 에어로스페이스 파크'와 독일 함부르크국제공항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인천국제공항 공사와 협력해 MRO 특화단지 조성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시가 MRO 공용장비센터 선진지 벤치마킹에 나선 까닭은 MRO 산업 국내화를 위한 초기 투자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다. 인천공항에 공용장비센터를 구축함으로써 MRO단지 조성 시 입주업체들의 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의 여객이 증가하는 동시에 정비 인프라 부족으로 결항률이 증가하고 있어, 항공안전 담보와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을 위해 항공정비(MRO)단지 조성이 시급하다.

이런 가운데 시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협력해 MRO단지 구체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착수키로 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의 MRO단지 계획은 2025년 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인천공항 여객과 비행편 증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공항전경.<사진출처·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 페이스북>
인천공항전경.<사진출처·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 페이스북>

인천공항 정비로 인한 지연ㆍ결항 매년 증가

인천국제공항은 2001년 개항 이후 연 평균 9.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6800만명을 돌파하고, 국제여객 기준 세계 5위 공항 반열에 올랐다. 하루 비행편수는 약 1000회에 달한다.

그러나 항공 안전과 직결된 항공정비단지 조성이 늦어지면서 정비로 인한 지연과 결항이 늘고 있다. 인천공항의 정비로 인한 지연ㆍ결항을 연도별로 보면, 2013년 547건ㆍ36건에서 2017년(9월 기준) 631건ㆍ45건으로 매년 늘었다.

문제의 심각성은 2012년 이후 도착 편보다 출발 편 결항이 많아졌다는 데 있다. 2010년 출발 편의 정비로 인한 결항률은 3.9%였고, 도착편 정비결항률은 8.3%였는데, 2016년 상반기 기준 출발편 23.5%, 도착편 18.2%로 그 격차가 5.3%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는 인천공항에서 출발 편 정비서비스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2023년 하루 1600편 이상인데 MRO는 2025년?

인천공항은 올해 7300만 명 돌파가 예상되고, 이르면 2023년 1억 명 시대를 맞이할 전망이다. 1억 명이면 항공편이 연간 34만 편에서 60만 편으로 늘어나고, 항공노선도 270여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2023년에는 하루 비행편수만 1600편 이상이 될 전망이라 인천공항의 항공안전과 정시성 확보를 위해 항공정비(MRO)단지가 시급하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의 MRO 단지 개장 목표는 2025년이다. 늑장 대응이 아닐 수 없다.

국적 항공사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이 인천공항에 자체 정비시설을 갖추고 있고, 2017년 정비업체 샤프에비에이션이 들어서긴 했지만 여객 증가 추세와 외국 항공사, 또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를 고려하면 정비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2017년 기준 국내 운송사업용 항공기 등록 대수는 약 350대로 5년 이내 430여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저비용항공사의 비행기는 인천공항 개항 이후 연평균 4.5% 증가하고 있어 정비단지가 시급하다.

인천공항의 허브공항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인천공항 항공정비(MRO)단지는 시급하다. 국제여객 증가에 따라 중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은 허브공항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공항에 항공정비(MRO) 단지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항공정비단지는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2016년 기준 국내 민항기 정비시장 규모는 1조9000억 원이다. 이 중 9400억 원을 해외에 지불하고 있어, 정비단지 조성 시 고부가가치 창출이 예상된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샤프에비에이션이 운영하는 정비격납고에 약 2000명이 일하고 있는데, 인천공항공사가 구상하는 대로 격납고를 17개 추가할 경우 약 1만명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2017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6 ~ 2026년 세계 항공정비시장은 4.1% 성장, 아시아태평양지역은 5.6% 성장을 전망했다. 이를 토대로 추산하면 세계시장은 2016년 676억 달러에서 2026년 1006억 달러, 아태지역은 204억 달러에서 351억 달러로 성장이 예측된다.

대한항공 인천공항 격납고의 행거 모습.
대한항공 인천공항 격납고의 행거 모습.

여객 1억명 대비 2023년 터미널과 활주로 확장하면서

공항 핵심인 ‘안전ㆍ정시성’ 담보할 MRO 계획은 '늑장'

인천공항공사는 4단계 사업(제4활주로와 제2여객터미널 2단계 건설) 마스터플랜를 수립하면서 4활주로 옆 165만㎡(약 50만평)에 MRO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공사는 올해 10월 마스터플랜을 완료할 계획이다.

공사가 구상하는 정비단지는 크게 정비격납고와 엔진정비, 부품정비 등으로 구성된다. 공사는 대형항공기 1대가 들어갈 수 있는 격납고(1bay)를 17개 조성하고, 격납고 뒤에는 정비를 위한 지원시설, 부품정비시설, 엔진정비시설, 정비교육훈련장 등을 갖출 예정이다.

공사는 2021년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2022년 단지 조성과 기반시설(전기, 가스, 상하수도, 도로 등) 공사를 완료한 뒤, 임대를 통해 국내외 정비업체를 유치하겠다고 했다. 공사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임대료를 낮출 계획이다.

하지만 공사의 이 같은 계획은 인천공항 여객 증가에 비교하면 느슨한 계획이다. 공사는 2023년 여객이 1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해 터미널과 활주로를 2023년까지 확장하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비행기와 공항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안전과 정시성을 담보할 MRO단지 계획은 느슨하기만 하다.

최정철 인하대 융합기술경영학부 교수는 인천공항공사가 제시한 2022년 단지조성 계획에 대해 “느슨하고 안일한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2022년 단지조성이 아니라, 2022년 격납고와 정비공장 등을 지어 임대로 가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2022년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2023년 이후 격납고를 짓고 MRO를 가동하겠다는 라는 얘기다. 이미 인천공항은 정비로 인한 지연과 결항이 매년 늘고 있다. 여객과 비행기 증가에 대비해 추가 터미널과 활주로를 2023년 개장하겠다고 하면서 정작 인천공항의 안전과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MRO에 대해서는 매우 안일하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2022년 정비격납고와 정비공장, 부품물류센터 등의 정비단지 가동을 위해서는 초기투자비용을 절감하는 게 중요하고, 이를 위해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공사가 표준 격납고 등을 지어 임대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공사가 이미 여객터미널 중 일부를 항공사 등에게 임대하고 있기 때문에, 정비단지도 같은 맥락에서 표준 격납고와 아파트형 공장을 지어 정비업체에 임대하면 초기 투자비용을 낮추며 산업화를 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최 교수는 시가 ‘인천공항 내 항공정비 공용 장비센터 구축 방안’ 연구용역을 착수한 만큼, 해당 연구용역 과제에 시의 역할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공사가 격납고를 지어 임대하는 방식이라며, 인천시는 정비단지 옆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아파트형 공장을 지어 항공기 부품업체와 엔진업체 등이 입주할 수 있게 해야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