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얼아침대화 400회서 ‘한·중 관계와 한반도 형세’ 강연
일본 경제 보복과 미·중 무역 분쟁 등도 함께 거론해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한국과 중국은 서로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이며 운명공동체이다. 그렇기에 갈등이 생기는 건 지극히 정상이다.” “한반도가 평화의 종착지로 갈 때까지 어려움이 많겠지만, 이 과정에서 한·중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추궈홍 주한중국대사가 400회를 맺은 새얼아침대화에서 ‘한·중관계와 한반도 형세’를 주제로 한 강연을 진행했다.(사진제공 새얼재단)

추궈홍(邱國洪) 주한중국대사가 11일 오전 400회를 맞은 새얼문화재단(이사장 지용택) 주최 새얼아침대화에서 ‘한·중관계와 한반도 형세’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한 말이다. 추 대사는 지난 2014년 2월 이후 취임해 현재까지 5년 7개월간 역대 두 번째로 오래 재임하고 있는 중국대사이다.

그는 “한·중 관계는 늘 기복이 있었다”며 “관계가 좋을 때 크게 기대하거나, 관계가 나쁠 때 크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 이것이 바로 한중관계가 어려울 때마다 내가 믿음을 갖고 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중이 적대관계에서 수교를 이룬지 27년이다. 그 사이 지금과 같은 중요한 협력파트너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것은 큰 발전이다”라며 “이는 외교적으로 봤을 때 국가관계의 좋은 표본”이라고 평가했다.

“시진핑 주석 방한위해 노력 할 것”

추 대사는 과거 정치적 신뢰 부족으로 사드문제가 발생해 양국 간 갈등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치 지도자 사이의 신뢰관계 증진이 제일 중요하다며, “중국대사관에서도 신뢰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장관급 교류는 완전히 최고수준으로 관계를 회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시기를 약속할 순 없지만, 시진핑 주석이 최대한 빨리 한국을 방문하도록 노력하겠다. 제가 재임하는 동안에는 꼭 방문하도록 할 것”이라며 “올해 12월 중국서 개최하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먼저 만날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추 대사는 또 “양국이 경제적 공동이익에 기반한 협력으로 잠재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중 교역 규모가 올해 3000억 달러를 돌파해 한국은 중국의 3대 무역파트너가 됐다”며 “전통적인 방식의 협력을 넘어 양국기업이 함께 동남아와 같은 제3국 시장을 개척하면 서로 큰 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일본과는 이미 경제협력을 진행하고 있지만, 일본은 중국에 대해 항상 경계하기 때문에 협력의 질이 낮다”며 “한·중 협력은 이와 다르게 안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 국민사이 관계 발전에 있어서 추 대사는 “그동안 민간 교류가 빈번하지 않아 한국 언론이 중국의 어두운 면만 보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서서히 관광과 같은 교류가 다시 활발해지면서 오해가 점점 해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추 대사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도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지난해 평창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매개체로 잘 활용했으며, 이후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오는데 기회를 충분히 제공했다”며 “중국은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정부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상 병행 추진하는 쌍궤병행 해법을 제시했다”며 “북한과 미국이 각자의 의견만 주장한다면 해결방안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쌍궤병행(雙軌竝行,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체제 협상을 병행 추진하는 것을 의미)의 첫 단계로 쌍중단(북핵 개발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이 진행될 수 있다”며 “이 방법에 북한도 동의해 변화를 보이고, 중국은 미국도 설득하고 있다”며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누가 주도권을 쥐든 중국은 적극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400회를 맺은 새얼아침대화(사진제공 새얼문화재단)

“일본의 경제보복, 성공하기 어렵다”

추 대사는 최근 불거진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근현대 국가 관계에서 경제 제재로 상대를 굴복시킨 전례가 없다"며 "오히려 한민족은 자존감이 높고 이성적이다. 아베 총리가 역사 문제를 이유로 경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역사 문제에서 일본은 가해자이고 한국은 피해자이다. 피해자가 조금은 지나친 요구를 한다해도 가해자는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중국도 일본 군국주의 피해국으로서 당연히 한국 입장에 설 것"이라 덧붙였다.

또한, 추 대사는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서 본질은 ‘정치적 문제’라며 “미국은 중국이 성장하면 글로벌 패권 지위가 위협받을 것이라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중분쟁은 한국을 비롯해 세계경제에도 타격이다. 이 부분에서 외교적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미국과 끝까지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400회를 맞은 새얼아침대화에는 박남춘 인천시장과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참석해 인사말을 전했다. 인천 지역의 더불어민주당 윤관석·송영길· 홍영표·유동수·박찬대·맹성규, 자유한국당 안상수·민경욱,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 등과 각계 인사들도 참석해 자리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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