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70분간 11명의 토론자가 한 번씩 제안 발언
“이건 토론회가 아니고 사실상 ‘리서치’에 가깝다”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문체부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인천지역 토론회가 지난 10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문체부 주최 '지역문화진흥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지역토론회'가 지난 10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는 2014년 제정된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수립된 제1차 기본계획이 올해 만료됨에 따라 향후 5년간(2020~2024) 지역문화 진흥을 위한 제2차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마련됐다.

지역문화진흥 기본계획에는 크게 ▲제도·기본 ▲예술생태계 ▲문화도시 ▲생활문화 ▲문화인력 등 5개 분야에 대한 내용을 담고, 실행계획을 통해 지역문화정책 비전과 과제를 실현할 계획이다.

그런데 이날 토론회는 토론을 위한 자리이기 보다는 ‘리서치’에 불과한 형식적인 자리라는 지적이 있는 등 씁쓸한 자리였다.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제안과 지역의 현안을 듣고 점검하는 자리인데 일회성 행사로 지역의 생생한 의견을 과연 모을 수 있는지, 그리고 지역과 중앙이 함께 호흡하는 등 노력이 미흡하고 실제 지역의 의견이 반영 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다.

이날 문체부와 시 관계자, 지역 문화예술인, 전문가 등 11명이 지정 토론자로 나섰다. 방청객은 30여명이었다. 토론회는 70여 분간 진행됐는데, 많은 토론자들이 5개 분야의 방대한 주제를 놓고 한 사람이 5~6분 만에 발언을 마쳐하는 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현장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발제 없이 각 분야에 맞춰 토론자는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수박 겉핥기에 가까운 토론은 빠르게 진행됐다. 토론자들은 한 번의 발언을 끝으로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기획단이 밝힌 토론회의 취지는 하향식(top-down)을 탈피하고 상향식(botton-up)의 법정계획을 수립하는 전형을 창출하고, 지역 현실에 맞는 실효적인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다.

한 번의 토론으로 인천의 지역문화 현안과 문제, 과제들을 기본계획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한 토론자는 “지역별로 한 번 하는 토론회가 향후 5년뿐만 아니라 지역문화진흥의 기본 근간이 되는 계획에 얼마나 잘 반영될 수 있을까 의문이다. 또, 이렇게 기본계획이 나오고 6개월 만에 실행계획이 나올 때 5년간 계획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데 적절한 것인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토론자는 “기획단이 구성되고 기본계획을 수립한다고 하는데, 아래로부터 의견을 구한다면 기본적으로 기본계획에 대한 평가와 문제인식을 현장과 나눠야 하는데, 어떤 문제를 설정하지 않는 등 이건 현장 리서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방청객은 “각 토론자들의 중요한 발언이 이후 인천문화재단 등에서 인천 지역에 맞춰 각 분야가 조금 더 심화될 수 있는 논의 자리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체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 인식과 만족도 조사 설문지를 돌리기도 했다.

지역문화진흥 토론회는 지난 7월 ‘제2차 기본계획 수립 기획단’이 구성되고 ‘우리가 만드는 지역문화’를 주제로 7월 18일 전북 전주를 시작으로 10개 권역을 돌며 진행됐다. 인천토론회는 7번째 지역이다.

문체부 기획단은 9월 말까지 지역토론회를 거치고 10월 중 종합토론회를 거쳐 12월 중에 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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