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노위 쟁의조정 결과, 10일 새벽에나 나올 듯
10일 조정 결과에 따라 파업 돌입 여부 결정
“떠나지 않는 병원, 머물고 싶은 병원 만들자”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가천대길병원지부(지부장 강수진)가 길병원의 가벽 설치 등 행위에도 파업전야제를 많은 조합원들의 참여 속에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9일 오후 길병원 본관 1층 로비에서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병원이 설치한 가벽 앞에서 조합원들과 파업전야제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9일 오후 5시 30분 길병원 본관 1층 로비에서 조합원 500여 명, 민주노총 인천본부, 노동자교육기관, 보건의료산업노조 인천·부천본부와 산하 지부 관계자 등 내·외빈이 참여한 가운데 파업전야제를 진행했다.

파업전야제 진행 중 길병원 노·사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임금협상 단체교섭 관련 쟁의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쟁의조정은 10일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노위는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좀 더 교섭하라는 행정지도를 하거나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다.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노조는 10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5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찬반 투표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해 노조는 파업을 합법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길병원 노·사는 지난 6월 2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협상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8차 교섭에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23일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임금 총액 15.3% 인상 ▲장기근속수당 지급 범위와 지급액 확대 ▲병동 인력 충원 ▲주 52시간 근무에 따른 해당 부서 정규직 인력 충원 ▲노조 간부와 대의원 조합 활동 보장 ▲단체협약 이행 ▲급여명세서 개인 자유 열람과 임금 내용 세분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환자 진료비 환급금 횡령 사건 진상 조사와 관련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보건복지부 간부공무원 뇌물공여 사건 행위자 징계 등을 요구했다.

병원측은 운영이 어렵다며 임금체계 개편을 포함해 총액 기준 임금을 5% 밖에 인상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9일 오후 길병원 본관 1층 로비에서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파업전야제를 진행하는 가운데, 길병원이 '15.3% 고수! 수정안 없이 파업 선동! 이대로라면 병원이 먼저 죽습니다'라고 알리는 문구와 노조의 플랜카드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노조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8년 국내 주요 사립대학병원 평균 인건비는 연간 의료수익의 45.68%다. 길병원은 35.2%에 불과하다. 노조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른 병원에 비해 임금도 적게 받고 있는데 병원측의 제시안은 최저 2% 인상에 그치는 경우도 발생한다”며 적정한 임금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지노위 쟁의조정에 참여 중인 강수진 지부장은 “건물을 짓는 돈은 있고 왜 환자를 보는 인력에는 지원하지 않는가, 왜 직원들의 마음에 벽을 만드는가, 노조는 교섭에 성심을 다할 것이다. 병원은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길병원을 떠나지 않는 병원, 머물고 싶은 병원으로 함께 만들자”고 밝혔다. 강 지부장의 발언은 이철행 부지부장이 대신 낭독했다.

파업전야제 참가자들은 노조의 요구안 쟁취, 돈보다 생명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환자가 만족하고 직원이 행복한 병원을 만들기 위한 투쟁, 병원이 정당한 요구에도 끝내 응답하지 않을 경우 전면 총파업 투쟁 등을 결의했다.

한편, 노조는 이날 병원측이 파업전야제가 예정된 로비에 오전부터 가벽을 설치하며 정당한 노조 활동을 제약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한 관리자들이 조합원들에게 “파업 참가하면 업무 복귀 안 시킨다”라는 발언을 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9일 오후 길병원 본관 1층 로비에서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파업전야제를 진행하는 가운데, 조합원들이 가면을 쓰고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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