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평화복지연대, 중단 촉구 성명 … 주민들 “가서 오지마라” 비난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 서구의회(의장 송춘규)가 이달 말에 두 팀으로 나눠 해외연수를 떠날 예정인 사실이 <인천투데이>의 보도로 알려지자, 시민단체의 중단 촉구 성명이 나오고 주민들의 비난이 폭주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서구의회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

인천서구평화복지연대는 9일 논평을 내고 “서구의회가 수돗물 적수(붉은 물) 사태로 2개월 넘게 고통스럽게 지내온 주민들은 외면하고 해외연수(공무국외여행)를 가서 ‘두바이 재래시장을 둘러보고 온다’는데 말이 되는가, 즉각 해외연수를 중단하고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서구의회는 이달 말에 의원 총 17명 중 14명이 해외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기획총무위원회 소속 의원 9명은 9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포르투갈, 스페인으로 향한다.

두바이 전통시장인 마디낫 수크의 실내 시장 운영 현황과 우수 사례 파악, 두바이 스마트시티 운영 현황과 우수 사례 파악, 포르투갈 신트라시(市) 우수 시책 사업 파악, 스페인 복지센터 우수 시책 사업 파악 등이 목적이다.

복지도시위원회 소속 의원 5명은 9월 23일부터 9월 30일까지 6박 8일 일정으로 캐나다 토론토ㆍ오타와ㆍ몬트리올ㆍ퀘백을 방문한다. 캐나다 토론토 스마트시티 경제 발전 프로그램, 노인계층 장기요양간호서비스ㆍ노인센터ㆍ시민문화회관 등 운영 실태와 우수 사례 파악이 목적이다.

하지만 둘 다 공무국외여행 목적이나 방문기관 선정 이유가 모호한데다, 여행 기간에 끼어 있는 주말에는 관련 일정이 전혀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의원들의 해외연수에는 1인당 350만 원, 총 4900만원의 세금이 쓰인다.

서구평화복지연대는 “두 달 넘게 서구주민들은 붉은 물 사태로 그야말로 처참한 생활을 하루하루 보냈고, 지금도 수돗물 상태가 여전히 불안정해서 보상도 포기하고 스스로 소송비용까지 내며 수돗물과 다시 전쟁중이다”라며 “이런 상황에도 수천만원을 들여 구의회 의원 대부분이 그야말로 ‘해외여행’에 더 가까워 보이는 해외연수를 왜 가야한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번 예천군의원 해외연수 파동으로 눈치를 보며 잠잠하던 상황에 아무런 반성 없이 다시 ‘해외여행’을 떠나는 지금의 상황을 보며 분노할 수 밖에 없다”며 “더 화가 나게 하는 것은 이 모든 과정의 결정이 8월 29일 단 한차례 40분 간 개최된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에서 결정이 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시 위원회에서 ‘개인적인 생각으로 의원님들이 해외 우수사례에 대해 견학 및 시찰을 많이 하여’ ‘서구를 위해 일하시는 분들로 세계적인 안목과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마인드를 갖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위축되지 말고 잘 다녀오라’ 는 등 주민 정서와 반대되는 발언을 한 심사위원들이 누군지 정말 궁금하다”며 “주민 대표로 선출된 구의원들의 행동은 지역 주민들의 분노와 불신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구평화복지연대는 ▲9월 말 예정된 공무국외여행을 즉각 중단과 재검토 ▲서구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 명단 공개와 위원 사퇴 ▲상식적인 공무국외 여행규칙 조례 즉각 제정 등을 요구했다.

<인천투데이> 보도 후 서구 주민들은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 카페에 해당 기사를 링크하고 비난 댓글을 달고 있다. 주민들은 “해외 연수가서 돌아오지 마라” “세금이 아깝다” “욕이 나온다” “선거 때 투표를 잘 했어야 하는데” “힘들게 벌어서 낸 세금을 해외여행 경비로 사용하네요” 등 비난 의견을 올리고 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