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의 총파업 … 9~11일, 1만여명 참여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임금협상 단체교섭이 결렬된 후 부분 파업에 돌입했던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지부장 임한택)가 9일 전면 총파업에 돌입해 공장이 멈췄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9일 전면 파업에 돌입한 후 생산 라인이 멈춘 부평공장의 모습.(사진제공 한국지엠지부)

노조는 9일 한국지엠지부 소속 조합원 8000명과 신설 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 소속 조합원 2000명 등 총 1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총파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오전 6시부터 부평공장 서문을 제외한 다른 출입구를 막고 조합원들의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회사 출입구를 원천 봉쇄하고 전 조합원의 참여 하에 근무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또한 추석 연휴기간에도 간부들이 문을 막고 조합원들의 추가 근무가 이뤄지지 않게 통제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추석 연휴 후인 이달 16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투쟁 일정을 세울 계획인데, 사측 입장에 변화가 없으면 총파업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지엠 노조의 전면 총파업은 1998~1999년 대우자동차 매각에 반대하기 위한 총파업 이후 20년 만이며, 임금협상 단체교섭 문제로 총파업을 벌인 건 1989년 이후 30년 만이다.

한국지엠 노·사는 단체교섭 장소를 두고 한 달 넘게 갈등했다. 지난 5월 30일 단체교섭을 시작하기로 했으나, 사측이 교섭 장소 안전성 문제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임금 협상을 재개한 후 노사는 7월 9일부터 24일 오전까지 모두 일곱 차례 교섭했다. 노조는 기본급 5.65%(정액) 인상과 통상임금의 250%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 원 지급 등을 요구했다. 여기에 부평2공장 발전계획, 부평 엔진공장 중장기 사업계획, 창원공장 엔진생산 확약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회사 경영이 정상화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7월 25일 중앙노동위에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했으며, 중앙노동위는 8월 8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조는 이미 지난 6월 19~20일 쟁의행위 결의 찬·반투표를 진행해 74.9%의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해놓은 상황이다.

노조는 파업 등이 가능한 쟁의권 확보 후 8월 20일부터 생산직 조합원들이 전·후반조로 나눠 2시간씩 일찍 퇴근하는 부분 파업을 전개했고, 사무직노동자들도 부분 파업을 벌였다.

하지만 사측은 구두 상으로 ▲임금 동결과 성과급·일시금 지급 불가 ▲호봉 승급 없음 ▲부평2공장 신차 투입 없음(2022년 이후 폐쇄, 부평1공장만 운영) ▲창원공장 엔전 생산 확약 없음 ▲부평엔진공장 중장기 계획 없음 ▲내수시장 확보 방안 없음(수입차 위주 판매) ▲부평1공장과 창원공장 생산물량 확보 계획 없음 등의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는게 노조 설명이다.

노조는 이달 2~6일을 ‘성실교섭 주간’으로 정하고 다시 사측에 공문을 보내 교섭에 성실하게 응할 것을 촉구했지만, 한국지엠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노조가 요구하는 기본적인 것 뿐만아니라 향후 생존권을 담보할 부평2공장 후속 차량이나 전기차 등 미래발전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사측의 무책임한 행위를 두고 볼 수 없어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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