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길병원, 로비에 가벽 설치해 파업 훼방?
인천 길병원, 로비에 가벽 설치해 파업 훼방?
  • 장호영 기자
  • 승인 2019.09.09 11: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조 “파업 전야제 막으려 병원이 가벽 설치” 주장
병원측 “민원 때문에 분리하려는 것” 해명
9일 오후 파업전야제···지노위 결과 따라 10일부터 파업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 길병원이 느닷없이 본관 로비에 파업 관련 행사를 막으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가벽을 설치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에 파업을 준비중인 노동조합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9일 오전 가천대 길병원 본관 1층 로비에 가벽이 설치되고 있다.
9일 오전 가천대 길병원 본관 1층 로비에 가벽이 설치되고 있다.
길병원이 본관 1층 로비에 가벽 설치 후 '세상에 이럴수가!! 1년에 두 법 파업!! 두 달 교섭 후 파업 선동이 최선인가'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설치했다. 이로인해 노조가 파업전야제를 할 장소가 사라졌다.
길병원이 본관 1층 로비에 가벽 설치 후 '세상에 이럴수가!! 1년에 두 법 파업!! 두 달 교섭 후 파업 선동이 최선인가'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설치했다. 이로인해 노조가 파업전야제를 할 장소가 사라졌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가천대길병원지부(지부장 강수진)는 “길병원이 오전 파업전야제가 예정된 본관 1층 로비에 가벽을 설치하고 있다. 이는 정당한 노조 활동을 제약하는 행위”라고 9일 밝혔다.

길병원은 지난 6일 노조에 “허가받지 않은 병원 내의 쟁의행위와 파업전야제 등 일체의 행위를 불허한다. 로비는 병원의 주요 업무시설로 접수와 수납, 내원자와 응급환자 등의 대기와 출입이 계속되는 공간이고 환자의 안정을 위해 평온함이 요구되는 장소이기에 정숙이 필요하다. 앰프 사용 등으로 로비를 소란스럽게 하는 등 업무 방해 행위가 발견되면 반드시 민·형사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통보했다.

이어 길병원은 9일 오전 노조가 파업 관련 결의대회 등을 진행했던 장소에 가벽을 설치했다. 노조는 노조 활동 방해라며 즉각 증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병원측에 발송하고 항의했다.

노조는 “로비는 병원 주요시설이라 하기 어렵고, 응급실·입원실·분만실 등 의료행위가 일어나는 주요시설을 피해 불특정 다수가 자유로이 왕래하는 로비에서 파업전야제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특히 퇴원 업무가 오후 5시까지라 이후 진행하는 파업전야제에 방해받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고, 파업전야제는 타 병원 사업장에서도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정당한 조합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앰프 사용 관련해서도 합리적인 범위에서 사용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며 “마지막 조정회의를 앞두고 아직 파업 돌입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벽 설치는 병원측이 합리적인 타결보다는 노조의 정당한 활동을 제약하겠다는 것이며, 이는 오히려 파업 유도행위일 뿐이다. 분쟁 유발을 중단하고 임금 단체협약 타결을 위해 힘써달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9일 오후 5시 30분 로비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진행한다. 전야제 후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회의 동안 로비에서 대기농성을 진행하고 최종 결렬 시 10일 오전 7시부터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병원 관리자들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많아 참가 조합원들 전체가 가면 쓰고 파업 전야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길병원 관계자는 “본관 1층이 주요 업무시설로 지난해 파업 당시에도 환자나 보호자의 민원이 많아 공간을 분리하기 위해 가벽을 설치하는 것”이라며 “파업전야제를 못하게 하거나 파업을 방해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지난달 28일 오후 길병원 본관 로비에서 ‘2019년 산별 현장 교섭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지난달 28일 오후 길병원 본관 로비에서 ‘2019년 산별 현장 교섭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길병원 노·사는 지난 6월 2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협상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부족한 인력 충원과 적정한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8차 교섭까지 병원 측은 일부만 수용하겠다고 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23일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지노위는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좀 더 교섭하라는 행정지도를 하거나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는데, 결정은 9일 나온다.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노조는 3~5일 진행한 찬반 투표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 등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해 10일부터 합법 파업이 가능하다.

강 지부장은 병원 측이 임금협상 단체교섭을 진행하면서도 한편에선 ‘노조 조합원 탈퇴 공작’을 계속하고 있다며, 지난달 30일 길병원 본관 로비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으나 병원측이 부당노동행위와 괴롭힘을 중지하고, 이후 행위자는 징계하겠다고 밝히면서 7일 만에 단식농성을 중단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