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매각반대 이후 20년만, 임금문제로 30년 만에 총파업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가 9일 0시를 기해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지부(임한택 지부장) 중앙쟁의대책위원회는 6일 오후 2시 전 조합원에게 파업을 명했다.

한국지엠 노동자들의 전면 총파업은 1998~1999년 대우자동차 매각에 반대하기 위한 총파업 이후 20년 만이며, 임금교섭 문제로 총파업이 발생한 건 1989년 이후 30년 만의 일이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조합원들이 2019년 5월 부평공장 본관 앞에서 사측에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제공 노조)

한국지엠 노사는 2019년 임금협상을 시도했으나 사측의 교섭 참여 거부로 결렬됐다. 교섭 경과를 보면, 노사는 올해 상반기 단체교섭 장소를 두고 한 달 가까이 갈등했다.

노사는 갈등 끝에 올해 5월 30일 단체교섭을 시작하기로 했으나, 사측이 다시 교섭 장소 안전성 문제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그 뒤 노조는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고, 중노위가 지난 6월 24일 좀 더 교섭하라고 지도함으로써 노사 대화가 다시 시작됐다.

임금 협상을 재개한 후 노사는 7월 9일부터 지금까지 모두 여덟 차례에 교섭했다. 노조는 기본급 5.65%(정액) 인상과 통상임금의 250%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 원 지급 등을 요구했다. 여기다 부평2공장 발전계획, 부평 엔진공장 중장기 사업계획, 창원공장 엔진생산 확약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회사 경영이 정상화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7월 25일 중앙노동위에 다시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했으며, 중앙노동위는 8월 8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중노위의 중지 결정으로 한국지엠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 확보하게 됐다. 노조는 이미 지난 6월 19~20일 쟁의행위 결의 찬·반투표를 진행해 74.9%의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파업권 획득 후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지난달 20일부터 생산직 조합원들이 전·후반조로 나눠 2시간씩 일찍 퇴근하는 부분 파업을 전개했고, 사무직노동자들까지 부분 파업을 벌였다.

8월 중순까지 이어진 8차 교섭 과정에서 회사는 노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오히려 카허카잼 사장을 언론을 통해 제2의 ‘철수설’을 흘리며 노조를 압박했다.

노조는 9월 2일 ~ 6일을 ‘성실교섭 주간’으로 정하고, 다시 사측에 공문을 보내 교섭에 성실하게 응할 것을 촉구했지만, 지엠 입장에 변화는 없었다.

한국지엠 노조는 사측이 노조의 요구사항을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부분 파업에 돌입했는데, 부부 파업 이후에도 회사의 입장에 변화가 없자 임한택 한국지엠지부장은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노조는 우선 9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전면 총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후 추석 연휴를 맞이한 뒤, 중앙쟁의대책위원회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는데 추석 이후에도 사측 입장에 변화가 없으면 총파업이 지속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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