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 부당노동행위·괴롭힘 중단과 향후 행위자 징계 약속
지부장 “실제 근절되는 지 지켜볼 것, 교섭 승리에 전력”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노동조합 탈퇴 공작 중단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진행한 강수진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장이 병원장과 합의로 7일 만에 단식을 중단했다.

길병원지부는 지난 4일 오후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위원장과 김양우 길병원장이 부당노동행위와 부서장의 괴롭힘 중단을 전격 합의함에 따라 5일 오전 강 지부장이 단식농성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단식농성 4일차에 접어든 강수진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장.

합의 내용은 ▲조합원 탈퇴 강요와 면담 등 부당노동행위 일체와 부서장의 괴롭힘 중단 ▲이후 부당노동행위와 괴롭힘 행위자 징계 ▲병원장과 합의와 신뢰의 의미로 간호본부장 단식농성장 방문 ▲강수진 지부장 단식농성 중단 등이다.

김 병원장은 나 위원장과 면담한 후 전체 직원에게 ‘보직자들의 노동조합에 대한 일체의 발언 삼가’를 표명하고 ‘부서장들이 노조 활동에 대한 개입과 방해를 하지 않게 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길병원지부는 “그동안 병원이 끊임없이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면서 조합원들을 괴롭혔음에도 이와 관련해 어떠한 사과나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며 “이번에 병원장과 한 합의는 강수진 지부장의 목숨을 건 결단이 가져온 병원 차원의 인정과 첫 공식 합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또한 “지부장은 단식을 중단하고 ‘2019년 산별현장 단체교섭’ 승리를 위해 조합원들과 현장투쟁을 나서기로 했다”며 “모진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현장에서 지도부를 믿고 함께 해준 조합원 1100여 명에게 깊은 존경을 표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병원장 약속 이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조합원 탈퇴 공작과 부당노동행위가 실제로 근절되는지 매의 눈으로 지켜볼 것이다”라며 “면담이나 노조 관련 언급 등, 일체의 부당노동행위와 부서장 괴롭힘 발생 시 즉각 다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강 지부장은 “단식농성장은 정리하지만 단체교섭 승리를 위해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오는 9일 열릴 파업전야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길병원 노사는 6월 2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협상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부족한 인력 충원과 적정한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8차 교섭까지 병원 측은 일부만 수용하겠다고 했다. 이에 노조는 8월 23일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지노위는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좀 더 교섭하라는 행정지도를 하거나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다. 지노위 결정은 이달 9일 나올 예정이다.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 등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다. 노조는 쟁의권 확보를 앞두고 3일부터 5일까지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강 지부장은 단체교섭 중에도 병원 측이 ‘노조 탈퇴 공작’을 계속하고 있다며 8월 30일부터 길병원 본관 로비에서 단식농성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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