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금강산, 임진강 생태탐방로 평화순례
장산전망대, 개성 장군봉ㆍ송악산이 눈앞에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8월 31일, 민간인 통제구역이었던 파주 평화누리길에서 시민 30여 명이 한목소리로 ‘열려라 금강산’, ‘열려라 개성공단’을 외쳤다.

8월 31일 진행한 ‘8ㆍ15에서 10ㆍ4까지 열려라, 금강산 길’ 평화순례에 시민 30여 명이 참여했다.

인천시민 몇 명이 ‘금강산길’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다른 시민들을 모집해 서해에서 동해까지 비무장지대 길을 걸어가며 평화와 통일을 노래하는 평화순례를 진행하고 있다.

평화순례를 기획한 최선미 (사)나눔과함께 사무국장은 “민간 노력으로 경계를 허물고 남북평화통일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 순례길을 걷고 있다”라며 “‘열려라, 금강산 길’은 시민 스스로 평화통일을 실천하기 위한 자발적 행동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은 ‘금강산길’이 기획한 제3코스를 걸었다. 구간은 파주 임진각부터 북한 개성의 장군봉과 송악산이 눈앞에 보이는 장산전망대까지다.

임진강변 생태탐방로 철책.

이날 코스는 임진강변 생태탐방로다. 1971년 미군 제2사단이 서부전선을 한국군에 맡기면서 형성됐다.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구역에 순찰로를 만들면서 자연스레 길이 났다. 이 길은 45년 만에 민간에게 개방됐고, 걷다가 재두루미나 고라니 등 야생동물을 눈앞에서 만날 수 있다.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시작해 통일대교ㆍ초평도ㆍ임진나루를 거쳐 율곡습지공원으로 이어지는 9.1km 구간인데, 하절기엔 초평도를 지나 장산전망대까지 약 6km를 2시간가량 걷는다. 이날은 하절기 코스로 진행해 장산전망대에서 평화순례를 마무리했다.

이날 임진강 생태탐방로 안내를 맡은 사람은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그는 임진각 평화누리를 출발해 만나는 철책 앞에서 “저 건너편에는 남쪽 주민들이 실제로 거주하는 마을이 있다. 비무장지대에 살고 있는 주민이다”라며 “1970년대 전까지는 철책이 없어 마음껏 드나들었던 공간이다”라고 설명했다.

통일대교.

임진각 평화누리를 출발해 10여 분 걸으면 통일대교가 나온다. 통일대교 이북 구간은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이다. 출입증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 안내원은 “최근 남북관계가 좋아지면서 출입증 없이 통과할 수 있다고 생각해 방문하는 사람이 늘었다”며 “여전히 출입증이 있어야하는 현실이 슬프기도 하지만, 그만큼 남북관계가 좋아진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태탐방로 막바지에는 재두루미ㆍ독수리ㆍ쇠기러기 등 겨울철새가 월동하는 초평도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민간인뿐 아니라 군인도 접근하지 못한다. 안내원은 “여름철 장마로 큰물이 내려가면 지뢰ㆍ불발탄 등이 초평도에 쌓인다. 이곳에서 나고 자랐지만 초평도는 한 번도 가지 못한 곳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코스 마지막인 장산전망대에 오른 평화순례 참가자들은 눈앞에 보이는 개성 장군봉과 송악산에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장산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 장군봉과 송악산.

한편, 다음에는 9월 7일 강원도 철원 한탄강 트레킹 코스를 걷는다. 백마고지역~소이산~노동당사~도피안사 등 8.7km 구간을 순례하는 데 2시간 30분가량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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