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공급 규모 줄고 인하대는 수익 어려운 곳에 수익용 공급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시의 지역대학 홀대가 다시 수면 위로 부각했다. 시가 연세대에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반면 인천대에 제공키로한 송도캠퍼스는 축소하고, 인하대의 경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곳에 수익용 토지를 배정 해 홀대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대학교 대학본부 (사진제공ㆍ인천대학교)

시립 인천대를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하고 송도캠퍼스로 이전할 때 인천시는 ‘국립대학법인 인천대 지원에 관한 협약서’를 체결했는데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이 협약서에는 대학 운영비 등 총9076억원 지원 계획과 송도 11공구 10만평 부지 조성원가로 제공, 인천전문대 옛 부지 6만 7000평 제공 등이 들어있다. 하지만 시는 매해 운영비 지원을 미뤘고, 인천대는 교수와 직원 월급을 못줄 상황까지 가며 매해 긴축재정으로 운영했다.

송도 11공구 10만평 부지와 발전기금 2000억원, 산학협력기금 3067억원 등 굵직한 내용은 아직까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그러자 인천대는 시와 협의를 진행해 지원협약을 변경하기로 했다. 협약서에 담긴 문구 중 모호한 부분을 수정하고 지원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당초 협약에서 후퇴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협약서에는 ‘인천대가 R&D(연구개발)기관을 유치하면 2017년 말까지 조성원가로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제공 시기와 방법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재정 상황과 중앙부처와의 협의 등을 고려해 추후 협의한다’라고 돼있다.

이에 시와 인천대는 땅을 10만 평이 아닌 3만 평으로 축소 제공하지만 명확하게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담을 수 있게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대는 현재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협약 변경안을 교수·직원·총학생회·총동문회 등 학교구성원에게 알리고 의견청취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구성원 중에도 이견이 있을 수 있어 갈등이 우려된다.

인하대학교 전경 (사진제공 인하대)

인하대 또한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인하대는 인천이 본교임에도 인천에 약학대학을 선정할 때 연세대에 밀려 고배를 마셨고, 인하대는 조성원가로 송도캠퍼스를 받았지만. 연세대는 송도 세브란스병원 용지를 조성원가(3.3㎡당 158만 원) 이하로 공급(3.3㎡당 50만 원 받았다.

아울러 인하대는 당초 송도 5ㆍ7공구에 캠퍼스를 조성하려고 했으나 시의 산업 투자유치 계획에 밀려 11공구로 전환했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내홍을 겪어야 했다.

11공구로 변경했지만 여전히 찬밥이다. 시와 연세대는 2018년 3월 11-1공구에서 33만6600㎡(10만2000평)을 연세대에 제공하는 2단계 협약을 맺었다.

이중 수익용 토지 19만8000㎡(6만평)은 조성원가인 3.3㎡당 389만 원에, 교육연구용 토지 13만8600㎡(4만2000평)은 3분의 1도 안 되는 3.3㎡당 123만원에 각각 공급하기로 했다.

13만8600㎡의 조성원가는 약 1634억 원인데 연세대는 516억 원에 받기에 여기서만 무려 1100억 원 이상의 이득을 보고, 수익용 토지의 경우 송도국제도시의 아파트 3.3㎡당 분양가격 1300만~1400만 원을 고려하면 엄청난 개발이익이 예상된다.

토지 공급 가격도 특혜지만, 토지이용 계획은 더 큰 문제였다. 2단계에서 당초 협약 대비 수익용 토지 비율이 27%에서 59%로 올랐고, 교육연구용 토지는 63%에서 41%로 줄었다. 이 때문에 사업 목적이 교육연구시설 유치가 아니라 주거단지 조성으로 전도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인하대의 경우 전체 토지 중 교육연구 용지는 6만8000평이고, 수익용 용지가 1만 5000평이라, 수익용 비중은 18%에 불과해 연세대와 대조를 이룬다. 이마저도 수익을 낼 수 없는 곳에 있어 지역대학 홀대 논란은 더욱 가중하고 있다.

인천대와 인하대는 토지공급에서만 찬밥신세가 아니다. 인천시와 연세대학교(총장 김용학)는 상호협력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인천-연세대 국제캠퍼스 발전자문위원회'를 지난 5월 출범했다.

시와 연세대는 송도에서 국제캠퍼스발전자문위원회를 발족하고 유필우 전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회장을 초대 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이날 발족식에는 이경태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 윤도흠 연세의료원장, 도성훈 교육감과 유병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을 비롯한 인사는 물론 인천 경제계와 시민사회단체의 주요 인사가 대거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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