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인 출신 친형, 법인 이사 등재 후 갑자기 말소
축구 법인 목적에 음식점ㆍ주점ㆍ부동산 임대업 등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인천 남동구(구청장 이강호) 구민축구단 창단에 이 구청장 친형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구청장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관련 의혹 중 사실이 아닌 점도 있다고 밝혔다.

남동구는 8월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민축구단을 구가 직접 운영하지 않고 독립된 민간법인을 설립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5일 (주)인천남동구축구단이 설립됐다. 최모 씨가 1억 원을 출자했다.

(주)인천남동구민축구단 법인 등기사항 전부 증명서
(주)인천남동구민축구단 법인 등기사항 전부 증명서

이 법인 등기에는 9월 2일 기준으로 1억 원을 출자한 최모 씨가 대표이사, 조모 씨가 사내이사로 등재돼있다. 조 씨가 사내이사로 등재되기 전 이모 씨가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었는데, 이모 씨는 이강호 구청장 친형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씨는 과거 유공(현 제주유나이티드)에서 활동한 축구선수 출신이다.

이 구청장 수행비서 임모 씨가 구민축구단 창단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정황도 있다. 임 씨는 이 구청장이 남동구의회 총무위원장 재임 시절 남동구유소년축구단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인천 축구계에 등장했다. 그 이후 인천축구협회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며 공금횡령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구청장 친형 이모 씨와 임 씨는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또, 이 모씨가 (주)인천남동구축구단 사내이사를 그만두고 사내이사로 등재된 조모 씨는 임 씨의 스승인 것으로 확인됐다. 임 씨가 공금횡령 사건으로 난처해졌을 때 조모 씨를 인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선임해 논란을 잠재우려는 시도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축구계에서 활동하는 A씨는 “인천 축구계에 최 씨 사단은 유명하다. 축구단 코칭스태프를 포함해 스카우트팀도 그 사단 인물로 채워졌다”라며 “남동구가 3월에 공식 추진해 6월에 법인을 만든 셈이 되는데, 이 구청장 형을 포함해 최 씨 사단을 중심으로 선거 전부터 준비했기에 가능한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법인 목적에 ‘음식점업, 주점 및 비알코올 음료점업, 부동산 임대업’ 등을 명시했다. 이는 축구단 경영과 배치된다. 독립 법인으로 운영하고 있는 서울중랑축구단, 청주FC 등 K3리그 다른 팀들은 축구단 경영과 무관한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신동섭(남동라) 구의원이 5분 발언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동섭(자유한국당, 남동라) 남동구의회 의원은 3일 개회한 제258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주)인천남동구민축구단 창단 추진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신 의원은 5분 발언에서 “(주)인천남동구민축구단 등기가 6월 5일 성립했고 사내이사로 이 모 씨를 등재했다. 이모 씨는 이강호 구청장 친형이다”라며 “이 구청장 수행비서인 임모 씨도 창단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있는데, 과거 인천축구협회 사무국장 재직 시절 공금횡령으로 문제가 된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또, (주)인천남동구민축구단 정관을 두고 “음식점업, 주점업, 부동산 임대업 등 축구단 경영과 배치되는 사업을 명시했다”라며 “이는 법인 자부담 조성 방안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강호 구청장은 “축구단은 지난 3월경 최모 씨의 제안으로 진행한 사업이며, 선거 전부터 논의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친형이 축구인이다 보니 창단 과정에서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다”라고 한 뒤 “법인 설립 후 법인 등기에 형이 사내이사로 등재된 사실은 추후에 알았다”고 했다.

이어 “축구인으로서 경험을 도움 받을 수 있으나 적극 나서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더 이상 도움을 받지 않기로 했다”며 “문제를 인지한 즉시 사내이사에서도 물러날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수행비서 임 씨에 대해서는 “수행 이외 어떤 일도 관여하지 않고 있다. 관련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한 뒤, “임 씨의 과거 비위에 대해선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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