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탈퇴 공작 중단할 때까지 단식농성 계속”
“노조탈퇴 공작 중단할 때까지 단식농성 계속”
  • 장호영 기자
  • 승인 2019.09.02 1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단식농성 4일째 강수진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길병원지부장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가천대학교 길병원(남동구 구월동)에 8개월 만에 다시 노동자 파업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강수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가천대길병원지부장은 2일 현재 단식농성 4일째다.

병원 측의 ‘노조 탈퇴 공작’ 중단을 촉구하며 강 지부장이 단식농성을 하고 있지만, 병원 측은 조직적인 공작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길병원 노사는 6월 2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협상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부족한 인력 충원과 적정한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8차 교섭까지 병원 측은 일부만 수용하겠다고 했다. 이에 노조는 8월 23일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지노위는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좀 더 교섭하라는 행정지도를 하거나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다. 지노위 결정은 이달 9일 나올 예정이다.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 등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다. 노조는 쟁의권 확보를 앞두고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를 벌일 계획이다.

병원장은 2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노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노조 파업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있었다고 노조에 책임을 돌렸다.

병원장은 입장문에서 “노조가 주장하는 병원 측의 노조 탈퇴 공작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되는 경우 노동청의 처벌을 달게 받겠다”며 “지난해 파업으로 병원 경영이 어려워졌고 임직원들이 지금까지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에 단식농성 중인 강수진 지부장을 만나 단식농성을 시작한 이유와 각오 등을 들어봤다. 아래는 강 지부장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2일 단식농성 4일차에 접어든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가천대 길병원지부 강수진 지부장.
2일 현재 단식농성 4일째인 강수진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장.

▶ 단식농성을 시작한 이유는?

= 지난해 12월에 14일간 파업한 후, 올해 1월 1일 노사는 단체협약(이하 단협)을 체결했다. 하지만, 단협 체결 후 병원 측은 조합원 1100여 명 중 80% 이상을 차지하는 간호부 소속 조합원들을 노조에서 탈퇴시키기 위해 악랄하고 교묘한 행위를 계속했다.

조합원들을 조직에 저항하는 사람으로 낙인찍거나 부서원 간 이간질을 하고 업무에서 배제했다. 부서 이동을 따르지 않을 시 불이익이 있을 거라고 협박했으며, 노조 일부 간부와 대의원은 부서 이동 면담이나 괴롭힘으로 퇴사하기도 했다. 인사권을 악의적으로 남용한 것이다.

그래서 노조는 6월 5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이태훈 의료법인 길의료재단 이사장과 김양우 길병원 원장을 단체협약 위반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했다. 현재 노동청이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 측이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노조 탈퇴 공작을 멈추지 않아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 병원 측은 노조 탈퇴 공작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데?

=병원 측과 임금협상을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노조 탈퇴 공작이 계속돼 교섭에 참여한 병원 측 인사들에게 관리자들의 발언이 담긴 녹취를 들려주고 문제제기했고 제대로 조사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너무 빤한, 말도 안 되는 답변을 했다. 해당 간호사가 노조를 탈퇴하고 싶은데 그게 어렵다고 해서 탈퇴 서류를 제출하는 것을 도와줬을 뿐이라고 했다. 노조 탈퇴 공작이 뻔히 자행되고 있음에도 병원 측은 이렇게 늘 조직적인 게 아니고 개인 일탈이라거나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한다.

관리자나 중간관리자들이 조합원들과 면담하면서 “일도 못하는 신규 직원이 무슨 조합 활동을 하느냐?” “조합 활동 하는 거 부모님은 아느냐?” “파업 나갈 거냐?” 이런 것을 묻고 있다. 오죽하면 “면담 때문에 더 이상 일을 못하겠다. 그만 두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조합원이 있겠는가. 이런데도 병원 측은 탈퇴 공작이 전혀 사실이 아니고 개인 일탈이라고 한다.

▶ 단식농성 시작 후 병원 측은 어떻게 하고 있나?

8월 30일 단식농성을 시작했고, 9월 3일부터 5일까지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수간호사와 부서장 등 관리자들이 원래 근무체계가 아닌 2교대 근무를 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출근하지 않던 주말에도 출근했다. 인사부서 직원들은 모든 병동을 순회하면서 노조 주장에 반박하는 유인물을 직원들에게 배포하고 다녔고, 점심식사 시간에는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그 유인물에는 노조 활동을 무력화하기 위한 거짓 주장이 담겨 있다. 관리자의 부당한 면담 시 스마트폰 녹음은 위법이 아님에도, 다른 사안 관련 판례를 예로 들어 면담 내용을 녹음하면 불법이라 하고 있다. 이는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고 훼방하려는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또한 노조 간부들이 조합원들을 만나기 위해 병동을 도는데, 보안요원들이 계속 따라다닌다. 위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어떤 병동은 관리자들이 아예 “환자들이 감염에 노출될 수 있다”며 조합원을 만나지도 못하게 했다. 자기들은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하면서 말이다. 이런 것들이 조직적인 행위가 아니면 무엇인가. 병원 측의 태도는 8개월간 변함이 없었고 지금도 그렇다.

2일 단식농성 4일차에 접어든 강수진 지부장과 지지방문을 온 배진교 전 남동구청장(오른쪽).
4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강수진 지부장을 방문한 배진교(오른쪽) 정의당 남동구위원장.

▶ 단식농성을 언제까지 할 건가?

= 한 조합원의 어머니가 농성장에 찾아오셔서 “아이가 바빠서 밥을 먹으러 갈 시간이 없어서 못 먹는다고 해서 너무 속상하다”고 하시면 한숨을 쉬셨다. 어머니는 “도대체 이렇게 큰 병원이 직원 밥도 못 먹게 하느냐. 직원이 밥도 못 먹게 하는 관리자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셨다. 관리자들이 조합원을 면담하고 노조 탈퇴를 종용할 시간에 이렇게 밥도 못 먹고 일하는 직원을 챙겨야하는 것 아닌가. 부서장과 관리자들은 각성해야 한다.

관리자들은 지금도 “파업 나가면 징계하겠다.” “징계 받으면 대기발령이다.” “파업하고 나면 부서로 부르지도 않을 것이다.” “응급실 폐쇄해서 병원 망하게 하려고 노조가 그러는 것이다.” 등, 협박과 거짓으로 조합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병원이 노조 탈퇴 공작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단식농성을 계속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