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인천투데이]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종료됐다. 대한민국을 신뢰하지 않는 아베정권에 대한 응당한 조치다. 외교는 상대방이 있으며, 상호 신뢰 정도에 따라 그에 합당한 상응조치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정상적인 주권국가라면 마땅한 권리다.

그런데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두고 연일 부정적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그동안 미국이 한ㆍ일 갈등에 적극적인 중재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미국은 말로만 역할을 하는 체했지 줄곧 관망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러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리자, 한국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연일 부정적 평가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미국의 압박에 한국정부는 “대한민국의이익 앞에 그 어떤 것도 우선할 수 없다.” “각 나라는 자국의 이익 앞에 최선을 다하게 돼있다”라며 단호한 의사를 밝혔다.

이번 사태로 한ㆍ미ㆍ일 동맹체제 속에서 미국의 태도가 무엇인지 분명히 드러났다. 겉으론 한ㆍ일 양쪽을 비판하고 있지만, 누가 봐도 일본 편들기다. 지금 한반도 정세에서 과연 누가 진정한 우방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떻게 변명하든 과거사를 경제문제와 연계한 것이 분명하다. 일본은 과거사를 대하는 태도도 정직하지 못하다”며 일본정부를 비판했다. 요시자와 니가타 일본 국제정보대 교수(‘일한회담 1965’ 저자)는 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65년 체제(1965년 한일 기본조약으로 시작된)는 식민지 지배 책임을 묻지 않는 체제였다. 이는 국제법상 식민지 지배가 불법이 아니었다는 주장과 통한다. (식민지 지배에 대해 사죄의 뜻을 나타낸) 무라야먀 담화 수준으로 봐도 후퇴한 인식이다”라고 말했다. 아베정권이 일방적이고 왜곡된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 한ㆍ일 간 경제전쟁의 뿌리는 역사문제라는 지적이다.

아베정권의 경제침략에 맞서 인천시민들도 ‘NO아베, 인천행동’으로 뭉쳤다. 시민사회단체ㆍ중소상인단체ㆍ맘카페 등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8월12일부터 22일까지 ‘아베정권 규탄 인천시민 3100인 선언’ 운동을 벌였다. 매주 구월동 로데오거리에서 촛불문화제도 열었다. 1인당 1000원 이상의 모금으로 인천지역 언론에 광고를 내기로 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촛불문화제 현장에서뿐 아니라 온라인에서, 직장에서 서명과 모금에 적극 참여했다. 그 결과, 당초 3ㆍ1운동 100주년을 상징해 선언자 3100명 모집을 목표로 했는데, 5487명이나 참여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천지역 거의 모든 언론에 광고를 실었다. 인천시민사회가 보수와 진보, 계급과 계층을 떠나 하나가 됐다.

‘NO아베, 인천행동’은 8월 30일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한ㆍ일 관광장관회의에 대해서도 규탄 기자회견을 했다. 이시이 게이치 일본 국토교통상 장관은 8월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과 한국 사이엔 다양한 과제가 있지만 인적 교류는 양국 상호 이해의 기초다. 관광 교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기들이 먼저 역사문제와 경제문제를 연계하고선 이제 와서 외교와 관광을 분리해야한단다. 한국정부는 이 또한 단호하게 대처해야한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이 ‘방사능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인근 지역 경기장의 방사능 오염과 선수 식당 식자재 안전성 문제에 강한 우려가 일고 있다.

‘NO아베, 인천행동’은 앞으로 도쿄 올림픽 보이콧 운동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이 경제침략과 역사왜곡을 중단할 때까지 이러한 운동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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