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무분별한 투기, “심하면 길 막힐 정도”
구, “화분ㆍ분리수거함 효과 없다···적극 홍보”

[인천투데이 정양지 기자] 계양구 병방동 골목이 생활쓰레기 무단 투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속된 주민 민원으로 계양구(구청장 박형우)는 계도 현수막과 폐쇄회로(CC)티브이를 설치했지만 달라지는 게 없다.

인천시 온라인 시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계양구 병방동 쓰레기 투기 현장 사진.

8월 28일 저녁 병방동의 한 골목을 방문해보니, 폐비닐봉지에 담긴 일반쓰레기와 스티로폼, 비닐, 폐휴지, 플라스틱 등이 분리수거 되지 않은 채 널브러져 있었다. 거리에는 악취가 진동했으며,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를 버리고 지나가는 사람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쓰레기더미 바로 옆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A씨는 쓰레기 투기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그는 “환기를 못하는 점이 가장 힘들다. 악취는 물론이고 파리가 꼬여 창문을 열어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다”라고 하소연했다.

A씨는 “가게를 연 지 5년 정도 됐는데, 그 전에는 더 심했다. 처음에는 버려진 쓰레기를 정리하고 물청소까지 했는데, 다음날 아침이면 또 다시 난장판이 돼있더라”라며 “아무렇게나 버려진 음식물쓰레기를 자동차가 밟고 지나가 터진 적도 있다. 쓰레기가 많은 날에는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A씨는 투기된 쓰레기 대부분이 인근 주택가에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람들에게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고 했다가 싸운 적도 많다. 대부분 기분 나빠 하면서 ‘그럼 어디에 버리느냐’고 되묻는다”라며 “한 주민은 집에 가서 남편과 아들을 데리고 나와서까지 쓰레기를 버리더라. 버려도 된다는 인식이 가장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계양구에 수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돌아온 조치는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현수막 게시뿐이었다. A씨는 “쓰레기통이나 화분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안 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민원을 계속 넣으니 두 달 전에 CCTV를 하나 달아줬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계양구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화분을 설치해봤자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더 더러워지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분리수거함도 마찬가지로 방치되면 쓰레기 투기를 더 조장할 가능성이 있기에 설치하지 않았다”고 했다.

관계자는 이어서 “해당 골목은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구에서 주기적으로 단속을 나가고 쓰레기를 치우는데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며 “CCTV가 투기현장을 찍더라도 인상착의만으로 신상을 파악하기 어렵다. 주민들에게 올바른 쓰레기 배출 방법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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