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함께하자고 한 뒤 윗분들 만나고 와선 딴소리”
남동구, “구도 생각하고 있던 계획, 문서화 안했을 뿐”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수인선 소래포구역 유휴부지 개발 사업을 제안한 민간업체가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남동구(구청장 이강호)가 가로챘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간업체는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인천 남동구청사.

A업체는 지난해 10월 한국철도시설공단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고를 보고 소래포구역 유휴부지 개발 사업을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토지용도 변경 등에 협조를 구하기 위해 남동구와 수차례 논의했다.

A업체 관계자는 “개발 사업을 준비하던 지난 1월, 협조를 얻기 위해 남동구 간부공무원과 사업을 논의했다”라며 “당시 그 공무원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그 이후 수차례 만나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갑자기 남동구의 태도가 바뀌었다. A업체 관계자는 “5월 무렵 남동구에서 돌연 사업을 진행하기 힘들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7월엔 남동구의회가 2차 추경안 심의에서 ‘소래 언더라인 파크 조성 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 예산을 통과시켰다”라며 “우리가 남동구에 제안한 개발안과 구가 의회에 제출한 사업계획안이 상당 부분 유사한 점을 미뤄볼 때 사실상 구가 우리 아이디어를 도용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A업체 관계자는 “7월에 남동구 일자리정책과와 논의할 때만해도 과장을 비롯한 직원 모두 우리가 제안한 사업을 호평하며 ‘함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라며 “과장이 윗분들을 만나고 오겠다고 한 뒤 돌연 태도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에 제안한 개발안에 대해 구가 상업성이 짙어지는 점을 우려하는 것을 인지하고 상업성을 줄이고 공공성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수차례 제시했다”라며 “구가 이 같은 제안을 무시한 채 ‘제안한 사업이 상업성에 초점을 두고 있어 특혜 시비가 일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너무 일방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필모 남동구 일자리정책과장은 “해당 개발안은 이미 다른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업의 일부를 수정한 것으로 특별한 개발안으로 보기 어렵다”라며 “이미 우리 구도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개발안이며 문서화하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제안 사업을 호평한 부분에 대해선 “우리 구도 생각하고 있던 계획이다 보니 동의했지만, 상업성이 너무 높아 어렵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라며 “민간업체가 개발하는 과정에서 상업성을 낮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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