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피해자 지원과 함께 근본 대책 마련’ 촉구

[인천투데이 정양지 기자] 최근 인천 부평구 소재 장애인보호시설 두 곳에서 장애인 학대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인천장차연)가 부평구와 인천시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1일 부평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학대 피해 구제와 생애주기별 지원계획 수립을 촉구했다.

인천장차연은 21일 부평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평구와 인천시는 장애인 학대사건이 발생한 시설 폐쇄와 피해자 지원은 물론, 장애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아우를 수 있는 생애주기별 지원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장종인 인천장차연 사무국장은 “인천에 장애인 14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장애인주간보호센터는 고작 36군데이고 장애인 전담 어린이집은 6곳에 불과하다”며 “이번에 폭행사건이 일어난 두 시설 모두 부평구에 소재한다.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인천장차연에 따르면, 지난달 부평구 소재 장애인 전담 A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장애아동의 뺨을 때리고 억지로 빵을 입에 욱여넣는 학대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부평구에 있는 B장애인주간보호센터는 전 센터장(목사)에 의해 이뤄진 폭행이 적발돼 폐쇄 조치됐다.

장 사무국장은 “학대사건이 벌어지고 시설이 없어질 때마다 장애인 자녀를 둔 가족들은 ‘아이가 결국 사회로부터 방치되는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한다”며 “부평구는 B장애인주간보호센터에 이어 A어린이집도 즉시 폐쇄하고 피해 장애인 보호와 치료 지원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조영실 인천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장애인 전담 어린이집 등이) 아이들이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해 아이들을 화풀이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며 “부모들은 그걸 알면서도 죄인이 된 심정으로 어린이집에 보낸다. 보낼만한 다른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울먹였다.

이유순 인천장애인부모연대 부평1지회장은 “7월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도 학대가 의심되는 정황이 있었다. 하지만 가족들은 이곳 아니면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기관에 확인을 요구하지 못했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시설 폐쇄로 장애아동과 장애인들이 갈 곳이 없어져 방치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장 사무국장은 “부평에 장애인주간보호센터 8곳이 운영되고 있지만 모두 과포화상태로 상당수 장애인이 갈 곳이 없다”며 “피해자 지원과 별도로 장애인 지원 확대와 시설 확충이 근본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장차연은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차준택 부평구청장에게 면담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B장애인주간보호센터는 폭행사건이 악의적인 허위 보도라고 주장했다.

센터 관계자는 “여성 자원봉사자를 추행하거나 센터 기물을 부수고 정수기 물을 바닥에 뿌리는 등, 문제를 일으키는 요주의 원생이 있다”라며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센터장이 제지하려는 모습이 폭행사건으로 잘못 보도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묶어놓고 때렸다’는 보도 역시 센터에 근무했던 사회복무요원이 근무태도 지적을 피하기 위해 제출한 거짓 진정서에 담긴 내용이다”라고 한 뒤 “원생들이 머무는 3층은 건물 구조상 학대가 발생할 수 없는 곳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센터 관계자는 “주간보호를 받는 원생들 중에는 자원봉사자에게 공격적으로 달려드는 중증장애인도 있다”라며 “폭력 성향을 보이는 장애인들이 일으킨 돌발 상황을 말로서만 제지하는 건 불가능하다. 쫓아가서 몸으로 막는 것은 장애인시설에서 통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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