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플라스틱 금지’ 조례로 해양 보호…“한국 해안구조물 철거에 박수”
하와이 ‘플라스틱 금지’ 조례로 해양 보호…“한국 해안구조물 철거에 박수”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9.08.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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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서해 해양쓰레기ㆍ연안침식 대안 없나
⑥호놀룰루 해양쓰레기ㆍ연안침식 관리 사례(하)

[인천투데이 김갑봉·류병희 기자]

하와이 오하우섬 해안 침식.
하와이 오하우섬 해안 침식.

해양쓰레기 치우기만 해선 해결 안 돼

하와이 주정부와 호놀룰루시는 세계 각지에서 밀려온 해양쓰레기와 연안 침식으로 고민이 많다. 하와이 주도가 있는 오하우뿐만 아니라 하와이제도를 이루는 섬 8개의 전체 해변이 중국ㆍ일본ㆍ한국ㆍ러시아ㆍ필리핀ㆍ미국 알래스카 등지에서 떠내려 온 플라스틱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고 이를 치우는 게 일이다.

하와이 또한 국내 통영 해변이나 태안 해변처럼 스티로폼 부표와 페트병 같은 큰 덩어리를 치우긴 해도, 미처 다 치우지 못한 사이 밀려온 플라스틱이 파랑과 조류에 의해 바숴져 미세플라스틱으로 해안에 남아 심각한 환경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쓰레기는 이처럼 전 지구적인 문제로 등장했다. 호놀룰루시는 쓰레기를 치우기만 해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발생 원인을 차단하고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튜 곤서 호놀룰루시 기후변화대응ㆍ지속가능환경 매니저.(사진 왼쪽) 카이 팔레이 대표.
매튜 곤서 호놀룰루시 기후변화대응ㆍ지속가능환경 매니저.(사진 왼쪽) 카이 팔레이 대표.

“친환경 소비와 발생원인 줄이는 리디자인 가장 중요”

호놀룰루시는 해양쓰레기 발생 원인을 차단하고 줄이는 방안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제품사용을 권장하면서 스티로폼을 못 쓰게 하거나 사용하더라도 최소화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매튜 곤서 호놀룰루시 기후변화대응ㆍ지속가능환경 부서장(매니저)은 “호놀룰루시의 해양쓰레기 관리정책은 친환경적 소비 권장, 해양쓰레기 유입 사전 차단, 쓰레기 수집과 처리 등 크게 세 가지 영역에서 펼쳐진다”고 소개했다.

그는 “친환경적 소비는 카이 ‘팔레이’(parley) 대표가 말한 것처럼 어떻게 하면 친환경 제품을 쓰게 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리디자인(redesign)하는 쪽으로 가고있다. 시 차원에서는 플라스틱 백(bag)을 줄이고, 스티로폼을 못 쓰게 하고, 쓰더라도 스티로폼을 얇게 제조하는 법안을 제정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쓰레기 유입 차단은 섬에서 쓰레기가 하천이나 강,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강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우수ㆍ하수시설 끝부분에 그물과 같은 차단시설을 설치한다. 와이키키 해변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쓰레기 수집과 처리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운하 끝부분에 모이는 쓰레기를 치우는 방식이다. 강하구 등에 쓰레기를 모으는 기계를 설치해 수거하는 방식인데, 호놀룰루시가 수거업체를 허가하고 수거비용을 주정부가 지원한다

물속에 쓰레기를 모으는 대형 장비(=통)를 설치한 뒤 쓰레기가 이 통 안에 들어가면 안에 있는 그물을 들어올려 수거하는 방식이다. 물속에 쓰레기통을 고정시키고 그물만 들어 올린다.

하지만 이 방식은 비효율적이라고 했다. 매튜 매니저는 “이 설비를 유지하는 데 돈이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쓰레기 처리량은 많지 않다. 비용 대비 효율이 좋지 않다”며 “친환경 소비와 발생 원인을 줄이는 리디자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호놀룰루시는 조례를 제정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매튜 매니저는 “호놀룰루시는 스티로폼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이미 시행 중이다. 하와이 주 모든 상업 영역에서 금지하지는 못했지만, 마우이와 하와이카운티(빅아일랜드)에서는 음식용 스티로폼 사용이 올해 7월부터 금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호놀룰루시도 플라스틱 금지 법안 제정이 쉽지 않다. 통과하는 데 약 1~2년 걸린다. 한 번에 되진 않는다.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속 시원하게 통과되진 않는다. 그래도 매해 법 제정을 추진하며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

“한국의 해안 인공구조물 철거 높게 평가”

매튜 매니저는 해양쓰레기 문제는 어느 한 나라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니 주변국과 협력해야한다며 국제협력을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은 연안 침식과 관련해 씨그랜트(seagrant) 프로그램으로 컨퍼런스를 개최하며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1960년대부터 ‘코스탈 매니지먼트(연안 관리)’를 시작했고, 한국은 이를 2000년대 초반에 도입했다. 현재 씨그랜트는 8개인데 하와이는 한국 경기씨그랜트와 제주씨그랜트와 친밀하게 활동하고 있다.

하와이 또한 연안 침식으로 해안선이 무너지고 있다. 주로 파랑과 조류에 의해 연안 침식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에선 인천시 옹진군 서포리해수욕장 등에서 연안침식으로 해송이 뿌리를 드러내고 있다면, 하와이에선 야자수가 뿌리를 드러내고 있다.

하와이의 대표적 명소인 와이키키도 연안 침식으로 모래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외부에서 모래를 가져와 해수욕장을 유지하고 있다. 섬 해안에 도로 등 인공구조물이 생기면서 산에서 바숴진 토사가 바다로 유입되는 경로가 차단돼 해변이 유실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하와이의 주된 산업이 관광산업이고, 해안도로는 관광산업을 이어가는 필수 인프라다. 아울러 해안도로를 걷어낼 경우 해안가에 들어선 건축물 붕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토사 추가 유실을 막기 위해 석축을 쌓거나 유실 방지턱을 쌓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매튜 매니저는 인공구조물 철거를 논의하는 한국이 앞서가고 있다고 부러워했다.

매튜 매니저와 카이 팔레이 대표는 한국의 연안 관리와 연안 침식 대응정책이 미국보다 더 훌륭하다고 했다. 한국 해양수산부가 모니터하는 것과 한국 지방정부(충남 태안)가 연안 침식을 막고 연안 생태계 복원을 위해 인공구조물을 철거하는 것을 높게 평가했다.

매튜 매니저는 “일반적으로 전에는 관광 등 경제적 이익을 위해 해안에 옹벽을 세워야했다. 세월이 지나 사람들의 가치관과 이해관계가 변해 생태를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면 인공구조물을 철거할 수 있고, 여전히 경제적 이해관계가 중요하다면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다”고 한 뒤 “하지만 바다로 유입되는 생태계 자원이 해안선을 유지해주는데, 인공구조물에 막혀 해양생태계가 망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 대표는 “한국이 인공구조물을 철거하는 데 박수를 보낸다. 와이키키의 경우 인공해변이다 보니 옹벽을 허물면 호텔이 위험하다. 경제 기반인 호텔을 철거하는 것은 곤란하다. 하지만 한국이 그렇게 하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라며 “하와이는 경제를 유지해야 하기에 앞으로 더 옹벽을 만들겠지만,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한국에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