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총동창회, 친일 인사 '교가 순례’ 논란
인하대총동창회, 친일 인사 '교가 순례’ 논란
  • 김현철 기자
  • 승인 2019.08.1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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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인하대학교와 월미‧팔미 연관 없어”
총동창회, “교가 순례 아닌 월미‧팔미 순례”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인하대학교 총동창회가 친일 음악가가 작사‧작곡한 교가 기념 행사를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인하대가 발간한 ‘인하 50년사’에는 “1954년 5월 4일 학부장회의(현 교무회의)에서 교가 제정을 처음 결의했고, 작사는 최남선·김광섭 선생에게 각각 위촉했다”며 “이후 5월 11일 학부장회의에서 최남선의 작사를 채택하게 됐고, 작곡은 현제명 선생에게 맡겨 5월 18일 비로소 처음 완성됐다”고 밝혔다. 또 “당시 교가는 재학생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해 현제명 선생을 다시 위촉하게 됐고, 9월 28일에 돼서야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교가가 완성됐다”고 기술하고 있다.

인하대 교가를 작사‧작곡한 현제명은 일제강점기 말에 조선총독부의 지원으로 결성된 조선문예회에 참여해 친일 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조선음악협회의 음악회에서 친일 내용의 성악곡 ‘후지산을 바라보며’를 발표하는 등, 그의 친일 행적은 매우 뚜렷하다. 

교가는 ‘월미, 팔미섬을 감돌아 오대양이 통한 곳’으로 시작한다. 이에 총동창회는 10여년 전부터 월미‧팔미섬 순례를 진행해 오고 있다. 인하대학교를 졸업한 동문들 중 일부는 일본 아베정부가 역사왜곡과 경제침탈을 자행하는 와중에 친일 인사 교가를 기념한 순례는 당장 취소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하대학교 총동창회가 추진 중인 '2019 월미,팔미 순례' 행사 초청장(자료제공 인하대학교 총동창회)
인하대학교 총동창회가 추진 중인 '2019 월미,팔미 순례' 행사 초청장(자료제공 인하대학교 총동창회)

이혁재 인하대학교 총학생회동문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의 친일 행적이 논란이 되며, 애국가 재지정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직업적 친일파였던 현제명이 작사‧작곡한 교가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반일정세가 만연한 지금 지역의 지성인이라 불리는 인하대학교 총동창회가 이런 행사를 기획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인하대와 월미‧팔미섬은 역사적으로 교가 이외에 아무 관련이 없는 곳”이라며 “인하대 건립을 위해 모금한 하와이 교민들의 독립운동 역사를 먼저 재조명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총동창회 측은 올해 진행하는 행사는 교가 순례가 아닌 지역사랑 차원에서 진행하는 월미‧팔미섬 방문이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최금행 인하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은 “지난해까지는 교가 순례로 진행한 행사가 맞다”면서도 “올해 정세를 고려해 교가 순례가 아닌 모교사랑·지역사랑·나라사랑 차원의 월미‧팔미섬 순례로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교육청은 교육 현장에서 친일 인사가 만든 교가, 일상에 녹아든 일제 문화, 군사‧군국주의 관습을 없애기 위한 사업을 시행한다고 16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