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1주년 아직 2달 남았고, 수돗물 해결도 안됐는데...”
중구청, 2달 앞당긴 성급한 축하 콘서트 계획에 '어리둥절'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시 중구(구청장 홍인성)가 수돗물 적수(붉은 물) 사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종국제도시 명칭 확정 1주년 기념 성인가요콘서트를 열기로 해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영종맘 카페에 올라온 명칭 확정 1주년 기념 성인가요콘서트 포스터와 비판 글.(맘카페 갈무리 사진)

중구는 케이블방송인 티브로드와 공동주최로 오는 17일 오후 6시부터 영종 씨싸이드파크 야외공연장에서 ‘영종국제도시 명칭 확정 1주년 기념 성인가요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6시에는 식전 공연으로 지역문화예술단체의 공연이 열리고, 이후 7시부터 이청하·김다나·금잔디 등 트로트가수들이 출연하는 성인가요 콘서트가 열린다.

영종지역이 영종국제도시로 명칭이 확정된 날은 2018년 10월 22일이라 아직 2개월이 더 넘게 남아 있다. 여기에 두 달이 넘게 붉은 물 사태로 주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열리는 행사라 주민들도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영종 주민들은 붉은 물 사태 초반 피해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인천시와 중구 등 행정기관에 큰 불신을 가지고 있다. 또한 붉은 물 피해 사례가 아직까지도 나오는 등 사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안은 상황이다.

특히, 성인가요 콘서트가 영종국제도시 명칭 확정 1주년의 의미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영종지역 주민들의 인터넷커뮤니티 맘카페에는 지난 13일 ‘정신 나간 중구청’이라는 제목의 관련 비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주민은 “중구가 정신을 못차린 모양이다.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다. 1주년은 두 달이나 남았고, 이런 의미의 행사라면 당연히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주민들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의 장이어야 하는데 ‘성인가요 콘서트’라니. 포스터 슬로건도 ‘당신의 가슴을 뜨겁게 불태울’ ‘청춘남녀 모두가 끝장보는’ 등 이건 마치 성인나이트클럽 홍보광고 문구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걸 중구가 후원하다니, 아직 수돗물 사태가 완전히 끝나지도 않았는데 축제를 자제하고 피해 주민들의 상처를 살펴봐야할 중구가 선정적 포스터를 제작하고 주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사를 진행한다니 참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이 올라오자 주민들은 “쓸데 없이 세금만 나가는 행사다” “이게 무슨 축하공연이냐, 환장공연이지” “나이트클럽 포스터인 줄 알았다” 등의 비난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구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행사는 이미 몇 개월 전 계획된 것으로 대부분의 행사 비용은 티브로드가 부담하고 구는 1000만 원 미만의 비용을 부담한다”며 “1주년이 2개월 정도 남기는 했지만 명칭 확정 관련 행사를 12월까지 계속 계획 중이기에 시기 상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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