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린 인천시의회 수돗물 특위서 진술
환경부 탁도계 고장 발표는 거짓이었나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 수돗물 적수(붉은 물) 사태의 원인 중 하나인 서구 공촌정수장의 탁도계 고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정황이 나오는 가운데, 해당 탁도계를 공급한 업체의 사장이 고장 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사실로 드러나면 환경부가 붉은 물 사태 장기화의 원인으로 꼽은 '탁도계 고장'은 없었던 일이라 환경부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열린 인천시의회 수돗물 적수 사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의 모습.

13일 열린 인천시의회의 ‘수돗물 적수 사고 관련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 김진규)’에서 탁도계 업체 사장은 참고인으로 출석해 “당시 공촌정수장의 탁도계를 점검해봤을 때 고장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해당 사장은 이어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을 때 ‘우리 말을 믿지 못하면 국립환경과학원이나 환경공단 등 국가공인기관에서 검증을 받아봐라’라고 말했고, 국가 공인 기관의 검증을 받아서 이미 탁도계가 고장난 사실이 없다는 것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안다”며 “탁도계가 고장 날 수는 있고 언제 고장날 지도 모르는 일지만, 현장 담당자들이 항상 점검을 하고 문제가 생기면 전문회사에 요청하기 때문에 오작동이 없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환경부의 발표와 자료를 봤는데, 너무 불쾌해서 환경부에 이야기를 했다”며 “그 이후 뉴스에서 고장이 아니라 조작이라는 내용이 나왔다. 더 이상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탁도계는 정상이었던 것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30일 인천 붉은 물 사태가 시작된 후 환경부는 조사를 벌여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태 장기화 사유 중 하나로 탁도계 고장을 꼽았다. 공촌정수장 정수지의 탁도계 고장으로 정확한 탁도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인천시의회 본회의에서 박남춘 인천시장이 “탁도계 고장 관련 보고를 전혀 받지 못했다”라고 답하면서, 탁도계 고장이 붉은 물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화두가 됐다.

그런데, 여러 지역주민단체들로부터 공촌정수장 탁도계가 고장난 적이 없고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어 시도 탁도계 고장이 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했던 것으로 확인돼 왜 이에 대한 해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커졌다.

7월 11일 붉은 물 사태와 관련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와 공촌정수장을 압수수색한 경찰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고장 여부와 조작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13일 시의회 수돗물 특위에 참고인으로 참석한 김광용 인천시 기획조정실장과 박영길 시상수도사업본부장은 탁도계 고장 여부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수사기관에서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수사 결과를 봐야하고 말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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