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조사 대상 ‘인천 해수욕장’ 절반 이상 ‘해안 침식’ 심각
해수부 조사 대상 ‘인천 해수욕장’ 절반 이상 ‘해안 침식’ 심각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9.08.12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획취재] 서해 해양쓰레기ㆍ연안침식 대안 없나
④해양수산부 연안침식 대응 정책

[인천투데이 김갑봉·류병희 기자]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2018년 연안 침식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인천 바다도 연안 침식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부는 서해와 남해, 동해의 주요 지점을 기본 모니터링 대상 지역으로 선정한 뒤 연안 침식 실태를 조사하고 ‘침식우심률(연안 침식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에 따라 등급을 구분했다.

▲A(양호) 등급은 안정적 퇴적 경향이 나타나며 백사장이 잘 보전돼있고 재해로부터 안전한 지역 ▲B(보통) 등급은 침식ㆍ퇴적 경향이 나타나며 안정적 ‘해빈’을 유지하면서 큰 변화가 없는 비교적 안전한 지역 ▲C(우려) 등급은 침식으로 인해 백사장과 배후지에 재해 발생이 가능한 지역 ▲D(심각) 등급은 지속적인 침식으로 인해 백사장ㆍ배후지에서 재해가 발생해 위험한 지역이다.

‘해빈’은 강에서 바다로 운반된 토사 또는 해안 침식으로 생긴 모래가 파랑과 연안 조류의 영향을 받아 해안에 퇴적돼 형성된 지형이다. 구성 물질에 따라 모래로 이뤄진 사빈(砂賓), 자갈로 이뤄진 역빈(礫濱), 점토나 실트로 이뤄진 이빈(泥濱) 등으로 구분한다.

사진 위부터 덕적도 서포리 해안침식. 해수부 연안침식 등급평가.
사진 위부터 덕적도 서포리 해안침식. 해수부 연안침식 등급평가.

인천 모든 조사 지점에서 백사장 침식

2018년도 해역별 침식우심률을 2017년도와 비교해보면, 서해안은 10.5%p(42.4→52.9%), 남해안은 12.9%p(52.6→71.7%) 증가했으며, 동해안은 9.2%p(81.6→72.4%) 감소했다.

충청남도가 모니터링 대상 지역 20곳 중 17곳에서 C등급을 받아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평균 침식우심률 41.7%보다 높게 나타난 광역시ㆍ도는 충남(85.0%), 울산(80%), 경남(71.4%), 부산(66.7%), 제주(54.5%), 인천(52.9%)이다. 침식우심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경기(33.3%)로 조사됐다.

인천의 조사 지점은 17개였다. 이중 A등급 1개, B등급 7개, C등급 9개로 조사됐다. 조사 지점은 강화군 동막해수욕장, 옹진군 장골ㆍ십리포ㆍ장경리ㆍ진촌ㆍ한들ㆍ옹암ㆍ벌안ㆍ작은풀안ㆍ큰풀안ㆍ이일레ㆍ서포리해수욕장, 중구 왕산ㆍ을왕ㆍ선녀바ㆍ실미ㆍ하나개해수욕장이다. 모든 조사 지점에서 백사장 침식이 일어났다.

옹진군 십리포해수욕장은 전년보다 연안 단면적이 감소해 A등급에서 B등급으로 하락했다. 중구 왕산해수욕장과 실미해수욕장은 전년보다 해빈 폭 감소로, 옹진군 서포리해수욕장은 관측 초기보다 연안 단면적 감소로, 작은풀안해수욕장은 관측 초기보다 해빈 폭 감소로, 이일레해수욕장은 전년보다 해빈 폭 감소로 각각 B등급에서 C등급으로 떨어졌다.

인천 해안의 장기 변화(관측 초기 대비)를 보면 면적이 2만3299㎡, 체적이 7만3627㎥ 증가했으나, 단기 변화(전년 대비)에서 면적은 1045㎡, 체적은 1만4253㎥ 줄었다. 강화군과 중구는 단기 변화에서 면적과 체적 모두 감소했고, 옹진군은 단기 변화에서 면적이 3997㎡ 늘고 체적이 7055㎥ 줄었다.

해수부 대상지역별 평균면적 및 체적의 변화 분석 자료.
해수부 대상지역별 평균면적 및 체적의 변화 분석 자료.

연안정비ㆍ친환경으로 자연 그대로 복원이 합리적

항만 재개발과 연안정비 업무를 맡고 있는 해수부 항만연안재생과는 해안 침식과 관련해 “연안정비 사업추진 시 매립과 관련한 부분은 보존지역이라 매립을 지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연안 침식을 방지하기 위해 정비 시 자연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정비하는 게 중요하고, 자연 그대로 복원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다”라고 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동해안과 남해안, 서해안의 침식형태가 서로 다르고 토양도 다르다. 동해안과 남해안 침식은 주로 파랑과 조류에 의해서 발생하며, 충남 태안과 인천 옹진군 해역은 파랑의 영향에 바닷모래 채취로 인한 침식이 더해졌다.

해수부는 “강원도 속초의 연안 침식이 가장 심하다. 해수면 상승과 고(高)파랑이 원인이다. 과거보다 굉장히 커졌고, 침식이 더 심해지고 있다. 항만 지역도 해수면이 상승했다. 방파제를 설치할 때 예전에는 12.5톤짜리 테트라포드(TTP)를 놨는데 이젠 20톤, 25톤까지 늘렸다”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해안가 농어촌 인구의 감소도 해안 침식을 부추긴다고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땅은 사람이 자꾸 밟아줘야 하는데, 사람들이 떠나면서 밟는 발길이 줄었다. 땅은 겨울철과 여름철에 얼다 녹다를 반복하며 솟아나면서 부드러워진다. 서남해안 나주ㆍ목포ㆍ무안 쪽에서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데, 밟아주는 사람이 없다보니 해안가에 접한 곳에서 흙이 계속 빠져나가면서 버섯 모양처럼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안도로, 해안 침식에 상당한 영향…신중히 접근해야

방파제 등 인공시설물도 침식에 일조하고 있다. 고파랑이 생기더라도 자연은 파랑에 적응하면서 그대로 생명력을 유지하기 마련인데, 인공구조물 설치로 자연 복원력이 훼손된다는 얘기다. 가장 대표적인 게 삼척 맹방에 들어선 LNG 인수기지다. LNG 기지가 들어선 뒤 백사장이 사라졌다.

해수부는 해안 침식을 막기 위해선 연안정비 사업 시인공시설물뿐만 아니라 해안도로 제거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관광 유입 등,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간단히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토사가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해안도로가 막아버리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해안도로를 제거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충남 태안군은 “해안도로 제거를 검토 중이지만, 주민들과 의견이 상충하는 부분이 있어 쉬운 결정은 아니다”라고 했다.

중국 산둥반도의 칭다오와 옌타이의 경우 해안선에서 100m 이상을 모두 공원녹지로 지정해 사람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한 뒤, 백사장 해수욕장만 따로 접근하게 했다. 도로를 바닷가 바로 옆에 설치하지 않고 해안에서 100m 이상 떨어져 설치했다.

홍원식 해수부 항만연안재생과장은 “이미 설치한 해안도로를 이제 와서 다시 해안선에서 100m 이내는 설치하지 말자고 걷어내면 또 엄청난 돈이 투입될 것이다. 남은 해안이라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수부 기본 모니터링 대상지역의 침식등급 평가 결과.
해수부 기본 모니터링 대상지역의 침식등급 평가 결과.

해수부, 제3차 연안정비 기본계획 고시 예정

해수부는 올 12월에 ‘제3차 국가연안정비 기본계획’을 고시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제2차 연안정비 기본계획을 가지고 올해까지 정비 사업을 전개한다. 2차에서 못한 사업은 3차에 반영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연안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이를테면 옹진군이 관내 포구와 해안 정비 사업을 신청하면, 전문가 의견과 현장 방문조사를 거쳐 필요성이 인정되면 반영하는 구조다.

해수부는 “지자체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비계획을 수립해 제출하면 검토와 조사를 거쳐 정부 사업, 지자체 사업, 지자체 보조사업 등으로 분류해 연안정비기본계획에 반영한다. 이를 고시하면 그 다음년도부터 기획재정부에 예산을 요구해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해양폐기물관리법 제정해 해양쓰레기 차단시설 의무화

해수부는 연안정비와 더불어 해양쓰레기 처리ㆍ관리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폐 해양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해양플라스틱 발생원을 차단하고 수거체계를 정비하기로 했다.

해양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주원인은 폐부표ㆍ폐어구 등이다. 해수부는 어민들의 자율회수를 확산하기 위해 자율회수 지원 시범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어업인이 집하장에 배출한 폐부표ㆍ폐어구를 정부가 처리ㆍ재활용할 수 있게 올해 폐부표 집하장 10개소와 폐어구 집하장 4개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쓰레기 집하장을 설치하고 해양쓰레기 수거 전용차량ㆍ선박을 제작해 운영함으로써 상시 수거하겠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해양쓰레기 발생 원인을 근본적으로는 차단하기 위해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법 제정으로 발생 원인자 수거 명령제도를 도입하고 쓰레기 해양 유입 차단 시설 설치 의무화를 도입하기로 했다.

쓰레기 해양 유입 차단 시설은 해양에 접한 하천으로부터 폐기물이 해양에 유입되지 않게 유출을 차단하는 시설이다. 인천 바다의 경우 한강수계에서 나온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한강 하구는 물론 한강수계에 단계별로 차단 시설을 설치하는 게 시급하다.

해수부는 또, 해양쓰레기 수거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바다지킴이(200명)를 운영하고 도서지역 해양쓰레기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실태조사를 하기로 했다. 아울러 해양 미세플라스틱 분포를 정기적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