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청년문제 등으로 1년이 후딱 지나
“정치는 집 앞 ‘그늘막 설치’와도 같은 것”

[인천투데이 정양지 기자] 인천시 연수구의회 조민경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국내 최연소 의원’이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년 앞둔 2017년 6월 말, 갓 대학을 졸업한 조 의원은 출마를 결심했다. 주변에서는 시기상조라며 말렸지만 조 의원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인생에 ‘다 때가 있다’는 말이 억울하게 들렸다. 막상 선거운동을 펼치니 주민들은 “젊어서 그런지 발걸음부터 경쾌하다”며 좋아했다. 그는 만25세의 나이로 구의원에 당선됐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이쯤 되면 최연소 타이틀 얘기를 꺼내는 게 지겨울 만도 한데, 조 의원은 “오히려 기억에 남으니 좋다. (기자도)‘조민경’하니까 ‘최연소 의원’을 바로 떠올리지 않았냐”며 웃었다. 그의 지난 1년과 앞으로의 포부를 물었다.

조민경 연수구의회 의원.

바쁜 의원이 되는 게 목표다

“지난 1년은 의원이 가진 의무와 권한을 체감하는 시간이었다. 의원의 특징은, 옆에서 뭐라 하는 사람이 없다는 거다. 그래서 엄청 바쁠 수도, 아예 안 바쁠 수도 있다. 제대로 일하려면 공부할 것도 많고 돌아다녀야 될 곳도 많은 직업이다. 의지를 가지고 어떤 행보를 밟아 나가냐에 따라 천지 차이로 갈린다.”

조 의원의 명함에는 다양한 경력이 적혀있다. 모두 ‘(전)’이 아니라 ‘(현)’으로 돼 있어 이제 막 사회에 뛰어든 그의 나이를 실감케 한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행복by행동연구소 소장’이다. 조 의원은 대학생 때부터 1인 연구소를 차려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구체적으로 행동하는 법’을 강연했다. 의도치 않았겠지만 강연 주제가 의원직의 초석을 다져놓지 않았을까. “앞으로 3년 동안 어떻게 광폭행보를 할까 고민 중이다”라는 그의 말이 기대된다.

조 의원의 선거구인 송도국제도시에는 지난 1년간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았다. 그는 송도 주민으로서, 그리고 구의원으로서 목소리를 내고 행동했다. 송도와 여의도?잠실을 오가는 M버스가 폐선 됐을 때, 적자로 폐선 된 노선에 한해 새 운송업자에게 사업비를 지원하는 조례를 만들었다. 또, 송도에 수소연료전지발전소가 들어온다는 말을 듣고 관련 기관에 중단 촉구 결의안을 제출해 ‘주민의 동의 없이 추진 않겠다’는 답변을 받기도 했다.

가장 보람을 느낄 때를 물으니 조 의원은 “각 동마다 자생단체들이 월례회의를 여는데, 거기 참석해 구의 소식을 전한다”며 “구가 벌이는 사업과 관련 예산을 얘기하면 (주민들이) 무척 좋아하신다. 정치를 좀 더 가깝게 느껴하더라”고 말했다.

대학 몰린 연수구…청년 조례 제정돼야

조민경 연수구의원.

조 의원은 청년 문제에 관심이 많다. 지난달 9일 인천대학교에서 진행된 청년대화모임에 참석했고, 25일에 열린 연수구의회 제25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청년정책팀 신설을 주장했다. 요즘에는 ‘청년기본조례’를 준비 중이다. 인천에는 대학교가 9곳이 있는데, 그 중 7곳이 연수구에 몰려있다. 연수구가 생활권인 청년은 많지만 아직까지 그들을 위한 정책과 조례는 없다.

“청년들이 당면한 문제에 관심이 많다. 청년대화모임 참석이 구정질의로 이어졌고, 조례 발의와 청년정책팀 신설을 위한 밑거름이 됐다. 의원은 정책과 예산을 담기 위한 조례를 만드는 사람이다. 주민들, 특히 청년들이 얼마의 예산으로 어떤 정책이 신설되는지 꼼꼼히 지켜봐줬으면 한다.”

조 의원의 목표는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의 초심은 비교적 이른 나이인 고등학생 때 생겼는데, 정치를 ‘혐오의 영역’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방법은 간단하다. 우리 동네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 된다. 동네 문제를 알고 예산을 활용할 줄 알면 정치는 자정작용하게 돼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소년 때부터 동네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어른이 된다고 자연히 정치에 관심이 생기는 게 아니다. 당장 길거리에 나가면 구청장 이름이 뭔지, 지역구 국회의원은 누군지 아는 어른은 많지 않다.”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편하게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게 그가 정치인이 된 이유다.

“더위를 피하고 싶으면 구의원에게 집 앞에 그늘막을 놔달라고 말하면 된다. 그러면 예산 안에서 주민들이 원하는 곳에 설치할 수 있다. 누구나 동네를 바꿀 수 있고, 그걸 돕는 게 기초의원의 역할이다. 정치는 정말 별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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