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ㆍ러 간 중거리핵전력조약 폐기로 동북아 신냉전 전운
민주당 동북아특위, “미ㆍ러 신전략무기감축협정 연장해야”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이하 동북아특위)는 미국이 아시아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희망하는 것과 관련해 6일 성명을 내고 “동북아를 신냉전으로 밀어넣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송영길 국회의원

송영길 동북아특위 위원장 등 민주당 소속 위원 35명은 “신 INF조약 체결과 ‘New START’ 협정의 조속한 연장을 통해 무너진 비핵화의 주춧돌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UN사무총장은 페르시아만 긴장 상황, G2(중미) 분쟁,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의 중거리핵전략조약(INF, 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 파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평화를 위한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8월 2일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은 폐기됐다. 이 조약은 1987년 미국과 소비에트연방이 군비경쟁을 종식하기 위해 체결한 조약으로, 조약발효일(1988년 6월)로부터 3년간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미사일 총 2692개를 파괴했다. 이는 냉전해체의 상징이자, 역사상 가장 모범적인 군축 조약으로 꼽힌다.

하지만 2018년 10월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INF 합의 위반’을 이유로 조약 파기를 선언했다.

이에 러시아는 같은 해 12월 UN총회에 결의안(A/73/L.70)을 제출하고 미국을 포함한 UN 회원국에 INF 조약의 역사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INF 조약을 기반으로 대량파괴무기(WMD)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회원국들의 지지를 촉구했다.

그러나 결의안은 46 대 43 (기권 78)으로 UN총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러시아는 UN결의안이라는 외교적 해법을 통해 INF 조약을 유지하려 했다. 하지만 실패하자 미국과 마찬가지로 조약을 탈퇴했다.

그 뒤 INF체제 종결로 신냉전체제가 도래했다. 과거 냉전시대 핵무기경쟁에 제동을 걸었던 첫 번째 장벽이 무너진 셈이다.

미국은 여기다 한술 더 떠 INF 조약 폐기 이후 한국ㆍ일본 등 아시아에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동북아특위는 “동북아를 신냉전의 한복판으로 밀어넣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동북아특위는 “평화를 위한 외교의 길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미국과 러시아의 INF 파기 이후 아직 ‘뉴스타트(New START)’ 협정은 아직 유효한 만큼, 뉴스타트 협정 연장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타트 협정(New START)은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으로, 2011년 2월 미국과 러시아가 전략 핵탄두 숫자를 1550개 이하로 감축하고 핵탄두 운반 시스템 운용에 제한을 두기로 한 협정이다. New START 협정 유효기간은 2021년 2월까지이다.

동북아특위는 미국 CNA(=해군분석센터)의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New START 협정이 종료될 시 미국과 러시아는 서로의 의도를 가늠하기 어려워 다시금 핵무기 확장 동기를 가지게 될 것”이라며, 미러 간 신전략무기감축협정 연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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