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수 있을 정도 수질 회복”
주민대책위 ‘일방적 선언’ 반발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박남춘 인천시장이 수돗물 적수(붉은 물) 사태 발생 67일 만에 정상화를 선언했다. 하지만, 서구 주민들은 정상화 선언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여전하다.

5일 박남춘 인천시장이 인천상수도 혁신을 위해 시민들께 드리는 호소문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박 시장은 5일 오전 인천시청 기자회견실에서 ‘인천 상수도 혁신을 위해 시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수돗물이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수질을 회복하는 등 정상화됐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붉은 물 사태 발생의 원인 제공과 초동 대응 문제, 회복이 장기화된 점 등 거듭 사과 말씀드린다”며 “그동안 시와 수자원공사, 전문가 등과 함께 공촌수계 수돗물 피해 복구에 전념해온 결과 정부 안심지원단은 물론 주민대책위에서 시행한 주요 지점 수질 검사결과에서 모두 기준치 이내의 정상 수치로 측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질을 모든 주민들이 만족해하진 않지만 관련 민원은 수질 피해 이전 수준으로 접수되고 있고, 민원 가정은 직접 방문·해결 중이라 수질 회복이 안됐다고 판단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또 “수질 회복 결정이 늦어져 보상과 상수도 혁신 과제에 집중할 시간을 계속해서 늦출 수는 없다고 판단해 정상화를 선언하고, 보상 협의·시행과 근본적인 수질개선을 위한 단기와 중장기 상수도 혁신 과제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시는 앞서 지난 7월 23일 강화, 30일 서구, 이달 4일 영종지역에서 수질 복구 현황과 향후 재발방지책, 수질개선방안, 피해 보상 방안 등을 설명하는 주민설명회를 진행했다.

강화에선 강화읍 주변 18.4.km에 달하는 노후관로 교체와 배수지 확대 계획, 서구에선 수질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거나 관말에 속한 지역의 수질 집중 개선방안과 배수지 확대방안, 영종에선 해저관로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이중 관로 설치와 2차 처리시설 설치방안을 중심으로 대안을 제시했다.

또한, 공통적인 단기 수질 개선방안으로는 8월말까지 공촌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 완료, 배수지 등 2차 수질 안정 장치 확대, 학교의 직수배관과 고도정수장비 설치 확대를 발표했다.

박 시장은 “향후 정기적으로 시행 할 수밖에 없는 상수도 시스템 점검 작업에서는 단수와 수계전환 중 시민들의 선호를 충분히 반영한 대안을 시행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시민 누구나 앱으로 주요지점의 탁수와 주요항목 수치를 볼 수 있는 ‘스마트 워터 그리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용역도 발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4일 영종지역은 수질 회복에 공식적으로 동의해줬고, 다른 지역은 공식적인 동의는 어렵지만, 시가 복구에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을 표해줬다”며 “더 좋은 수돗물을 위한 노력도 계속 하겠지만, 산적한 많은 현안들에 다시 집중해 시정을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이 정상화를 공식 선언했지만, 서구 주민들은 정상화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서구 수돗물 정상화 민관대책위원회’에 들어가 있는 주민대책위는 시의 일방적인 정상화 선언에 반발하고 있다.

김선자 주민대책위원장은 “적수로 인한 피해 사례가 계속 올라오고 있는데 시의 일방적인 정상화 선언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5일 오후 주민대표들과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