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문 일괄 구독 중단 …‘신문을 쓰레기 취급’ 비판
“예산 절감과 방치됐다 버려지는 문제로 중단” 해명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가 지난 1일자로 종이신문 구독을 일괄 중단했다. 신문 절독은 공공기관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양자간 일어날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모습.(사진제공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SL공사는 최근 공사 내 모든 부서에 8월 1일자로 종이신문 구독을 중단한다는 내용이 담긴 ‘신문 구독 중단 안내’ 공문을 발송했다.

공사는 ‘스마트폰 등 온라인을 통한 기사 검색이 보편화됨에 따라 종이신문 활용도가 줄고 함께 병행 중인 전자스크랩으로 일원화해 비용·행정력·자원 등을 절감코자 한다’고 구독 중단 이유를 밝혔다.

그동안 공사는 그동안 전국·지역·환경전문지 등 종이신문 총 153부를 구독해 왔다. 연간 구독료만 2262만8000원을 지출해왔다. 또한 주요 전국·지역신문 19개의 전자스크랩 비용으로 연간 2006만4000원도 별도 지출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인들 사이에선 쓰레기를 매립하는 SL공사가 종이신문을 쓰레기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천에서 활동하는 A기자는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쓰레기를 매립하는 수도권매립지공사가 종이신문 구독을 중단하겠다며 공문으로 전했다. 폐기물을 반입해 처리하는 공사 입장에서 그냥 버려지는 종이신문을 더 이상 돈 내고 구독할 수 없다는 이유다. 종이신문을 쓰레기 취급한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A기자는 “사장 명의의 공문에는 종이신문 153부를 구독, 공사 직원 2명이 1부에 해당하는 신문을 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연간 2362만원의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는 나름 신문 구독 중단 의지의 비장함도 느껴진다”며 “처음엔 힘 있는 정부 기관인 공사의 횡포처럼 느껴졌고, 그러다 무지함과 몽매함에 분노가 치밀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면 편집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제작과정을 거치고 하루하루 얼마나 전쟁 같은 시간을 보내는지 알아달라는 것도 아니지만, 애써 만든 신문을 쓰레기라 일갈하는 집단의 행동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더구나 한 때 기자들에게 골프 접대를 하려다가 개망신을 당했던 집단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다른 언론사 B기자는 “모든 직원이 스마트폰과 온라인으로 기사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닐텐데, 공공기관이 오히려 정보 접근성을 차단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신문 일괄 구독 중단은 사실상 언론사와 전쟁을 선포하겠다는 것으로 비춰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L공사 관계자는 “예산 절감 뿐 아니라 환경부 산하 기관으로서 매일 보지도 않는 종이신문이 방치되다 버려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구독 중단을 하게 된 것”이라며 “비용이 들어가는 전자스크랩을 통한 구독은 계속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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